'대당 1천억' 공군 스텔스기...랜딩기어 이상으로 동체착륙

입력 2022-01-04 14:54
수정 2022-01-04 14:58
"조종사 무사하고 기체 손상 거의 없어"


공군이 보유한 첨단 스텔스 전투기가 훈련 비행 중 착륙장치 이상으로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에 따르면 4일 오후 12시 51분께 훈련 비행 중이던 F-35A의 항공전자계통 이상으로 랜딩기어(착륙장치)가 내려오지 않아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동체 착륙했다.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으면 지상 활주로에 착륙하기 어려워 공중에서 선회 비행하며 최악의 경우 조종사만 탈출하고 기체는 해상에 추락시켜야 한다.

하지만, 공군은 활주로에 동체착륙을 선택했다. 동체 착륙은 착륙장치가 작동이 안 될 때 비행기의 동체를 직접 활주로에 대어 착륙하는 방식으로, '배꼽 착륙'이라고도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마찰열에 의한 화재 발생에 대비해 공중에서 연료를 최대한 비워야 한다. 아울러 기체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한 채 속도를 줄여 활주로에 닿도록 해야 하는 등 고난도 조종 기술이 필요하다.

조종사 기량이 반드시 뒤따라줘야 한다.

공군은 동체착륙으로 결정되자 서산기지 활주로에 소방차를 동원해 특수거품을 깔아 동체 하단과 활주로의 마찰을 최소화했다. 특수거품과 조종사의 기량 덕분에 기체 손상은 거의 없다고 공군은 전했다.

조종사도 다친 곳 없이 착륙 후 기체에서 내렸다.

군 소식통은 "F-35A 동체 착륙 사례는 미국이 여러 나라에 F-35를 판매한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보고된 바 없다"며 "F-35가 개발되어 판매된 이후 한국에서 동체 착륙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체 이상과 관련해 공군은 미국 개발사 록히드마틴 등과 공동으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모든 F-35A 기종 운항을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F-35A는 항공기에 탑재된 모든 센서의 정보가 하나로 융합 처리돼 조종사에게 최상의 정보를 제공하는 첨단 전투기로, 현재까지 40대 가까이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 등 통합항전 시스템을 갖췄고, 최대 속도는 마하 1.6이며, 전투행동반경은 1천93㎞에 달한다. 1대당 가격은 1천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