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시인 윤동주의 국적을 중국으로, 민족을 조선족으로 왜곡하고는 시정 요구를 거부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년 전 바이두에 국적과 민족 표기 왜곡을 지적했는데, 아직도 그대로라서 다시 항의 메일을 보냈다"며 30일 이 같이 밝혔다.
이날은 윤동주 탄생 104년을 맞는 날이다.
서 교수는 "올 한해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더 심해졌다"며 "김치, 삼계탕, 한복, 갓 등 대한민국 전통문화를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는 것도 큰 문제지만, 독립운동가들의 '국적'과 '민족'을 바이두에서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 역시 큰 문제다. 올바르게 바뀌는 그 날까지 바이두 측과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두는 항일의사 이봉창과 윤봉길의 민족을 '조선족'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이 2012년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에 있는 윤동주 생가를 복원하면서 입구에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고 적힌 비석을 세운 것에 대해서도 "모든 작품을 한글로 썼는데, 중국을 사랑한 조선족 시인이라고 한 것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팀은 바이두에 표기 오류에 대한 항의 메일을 보내면서 중국의 지속적인 역사 왜곡에 맞서 한국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는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환구시보는 서 교수의 활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微博)에서는 '한국 교수가 조선족 시인의 국적을 한국으로 수정하라고 요구했다'는 해시태그가 화제가 돼 무려 4억4천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서 교수는 "인신공격이 도를 넘어 가족까지 위협하는 글을 보면 소름이 돋지만, 진실을 알리는 일이기에 멈출 수 없다"며 "역사를 바로잡아야 궁극적으로 양국 관계도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