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일부 약품을 함께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팍스로비드를 항우울제나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스타틴 계열 약물, 혈액 희석제와 함께 사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팍스로비드 1회 복용분은 항바이러스제인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로도 쓰이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리토나비르 1정 등 3정으로 구성된다.
이 중 리토나비르는 CYP3A라고 불리는 핵심 간효소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리토나비르는 CYP3A의 항바이러스제 분해 기능을 억제해 항바이러스제 니르마트렐비르가 오래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리토나비르가 CYP3A를 활성화하는 약물과 만나면 유독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문제는 CYP3A 활성제가 여러 질환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점이다.
CYP3A 활성제는 혈액 희석제나 항지혈제, 부정맥,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약물, 항우울제, 항불안제,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 HIV 치료제, 발기부전 약물 등에 쓰인다.
이 때문에 FDA는 심각한 신장 질환이나 간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팍스로비드를 권장하지 않는다면서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물과 리토나비르와 유해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약물 목록을 발표했다.
다만 이런 약물이 모두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때만 평소보다 복용량을 낮추거나 다른 약물로 대체하면 된다는 것이다.
콜로라도 약사회 전무이사인 에밀리 자보니는 NBC방송에 "약사들은 의약품 안전과 모니터링 분야에서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라며 "유독한 상호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해결책을 고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많은 HIV 환자에게 리토나비르를 사용하면서 얻은 임상 결과가 많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의학 조교수 윌리엄 베르벨 박사는 팍스로비드가 필요한 사람은 의료진에게 자신이 복용 중인 약물과 보충제 등의 목록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팍스로비드와 함께 FDA 승인을 받은 머크앤드컴퍼니(MSD)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역시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FDA는 노령층과 비만, 심장 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포함해 입원 가능성이 높은 경증 코로나19 환자 중 다른 치료제 대안이 없거나 의학적으로 적합한 경우에만 이를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