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올인'에도 주가 '무덤덤'…현대차 왜 안 오르나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입력 2021-12-28 17:40
수정 2021-12-28 17:40
# 현대차 미스터리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번째 키워드부터 바로 볼까요?

'현대차 미스터리'네요? 무슨 미스터리요?

<기자>

네. 오를 듯 오를 듯 주가가 참 안 오르는 미스터리입니다.

네. 올해 초 28만 9,000원까지 치솟았던 현대차 주가가 줄곧 하향세를 그리며 10월 초에 19만원대까지 추락했죠.

다행히 이달 20만원대로 다시 올라서긴 했는데 오늘 보시다시피 상승세가 또다시 완만해지는 모습입니다.

제법 오를만한 호재가 있는데도 안올라서 투자자들 애타는 마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오를만 한 호재가 있었어요? 어떤 겁니까?

<기자>

네. 바로 현대차의 공격적인 전기차 가속화 전략입니다.

현대차가 최근 내연기관 중심에서 과감히 탈피해 전기차 중심으로 공격적인 변신을 시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흐름은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어서

상당히 기대가 될만한 행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내연기관 연구시설을 아예 폐지한다고 하기도 했잖아요.

<기자>

네. 지난 17일에 현대차 그룹은 연구개발 본부 내에 엔진개발센터를 없애고

전동화에 집중하는 형태로 조직을 개편했는데요.

파워트레인 담당이라는 조직 명칭을 전동화개발담당으로 바꿨고, 배터리 개발센터를 신설했습니다.

<앵커>

여기서 말하는 전동화가 뭡니까?

<기자>

한마디로 전기로 구동하게 만든다. 해서 전동화입니다.

화석연료를 쓰는 내연기관 엔진이 아니라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뜻입니다.

<앵커>

현대차 올해 판매실적도 나쁘지 않다고 하고 말이죠.

심지어 이런 전동화 계획까지 냈는데도 주가는 잘 안오른다. 어째서일까요?

<기자>

이유는 '현대차가 이번엔 진짜 바뀔까' 하는 의구심이 있는 겁니다.

실제로 현대차는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트렌드에 소극적으로 따라가는 형국이었습니다.

밸루에이션의 핵심 변수인 전동화 전환 속도 및 계획이 상대적으로 느렸는데요.

연초만 해도 현대기아차는 GM, 폭스바겐과 테슬라의 뒤를 좇는 업체 중 하나로 재평가 됐는데.

현재는 GM, 폭스바겐보다 뒤처진 포드에게 추격을 허용 중입니다.

<앵커>

상당히 앞서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그런데 내연기관 개발시설을 폐지했다는 건 앞서 이기자 말대로 훨씬 더 공격적인 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의구심만으로 주가가 안오른다고 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여기에 한가지 이유가 더 있는데요.

이런 공격적 전환의 성과물이 기대에 못 미칠것 같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장기 전기차 사업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2026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70만대로 높였고,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해 74억 달러, 우리돈 약 8조 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차 그룹의 이전 목표는 2025년 100만대 초반이었고 이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6% 수준을 의미하는데

현재 내연기관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8% 후반에 비해 크게 낮기 때문에 부정적인 밸루에이션에 반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앵커>

오늘 삼성전자와의 반도체 협력 이슈도 있었는데 말이죠.

결국 앞으로 주가의 성패는 전기차에 달렸다 이런 거죠?

<기자>

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올해 주가가 부진한 배경은 이익보다 전기차로 귀결된다.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돈을 다 잘 벌다 보니 이익으로는 주가 상승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금융시장은 이미 전체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바뀐다는 전개에서,

자동차 회사들의 기업가치를 전기차 점유율과 내연기관 전환 속도에 따라 매기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현대차 주가가 부진했던 이유도 전동화 전환 속도가 느렸기 때문이죠.

<앵커>

그러면 전동화 계획이 앞으로 더 구체화되면 주가 개선도 같이 올 수 있는 겁니까?

<기자>

하나금융투자는 "아이오닉5와 EV6의 유럽·미국으로의 순차적 출시와 판매기여로 월별 전기차 점유율이 상승하고.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전동화 목표 및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공개되면 추가적인 촉매로 작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4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9% 증가한 2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자동차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한다고 밝혔고,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주가 역시 각각 28만원, 11만원을 유지한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