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방역지원금 지급이 시작됐지만, 소상공인은 이를 크게 달가워 하지 않는 분위기다.
올해 12월 15일 이전 개업한 소상공인·소기업 중 매출이 감소했거나 감소가 예상되는 사업자라면 신청 당일 지원금이 100만원씩 지급되지만, 대부분의 소상공인은 "손실이 심각해 이정도로 해결될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월세 600만원…휴점도 고민중"
특히 야간에 주로 손님이 몰리던 업장, 중·대형 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지원금으로는 손실의 일부를 메우기조차 어렵다고 토로한다.
대전에서 3층 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보통 저녁에 손님이 몰리기 시작해 새벽까지 운영하던 대형 카페였는데 지금은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안나온다"며 "손님이 줄어드니 2·3층은 닫아놨지만 월세는 그대로 600만원인데 지원금 100만원을 안 받고 가게를 밤에 잠시만이라도 열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밤 손님이 많은 가게도 있으니, 영업시간 제한은 그대로 두되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방역 정책 특성상 영업시간을 조절해버리면 인구 유동으로 방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이어 A씨는 "가게를 잠깐 쉴까 매일 고민중이다"라며 "가게 인테리어 등으로 소상공인 대출을 받은 상태라 폐업도 못 한다, 폐업하면 대출을 갚아야 하는데 그럴 돈도 없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에서 노포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는 "이번 지원금으로는 그간 사용한 손소독제·체온계·칸막이 등 관련 방역 물품에 대한 보상 정도만 가능하다"며 "우리 음식점은 QR코드 리더기만 4대를 운영하는데다 손소독제 사용량도 많은데 이런 방역 물품을 마련하는데만 300만원 이상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B씨는 "우리는 방역에 대한 지원금을 달라는게 아니라, 어느정도 현실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달라는 이야기"라며 "무리하게 매출액을 보상해달라고 요청하는 모양새도 좋지 않으니 그냥 영업만 좀 더 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방역패스 진상'도 거세…직장인 밀집지역에선 "실효성 의문"
현재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은 일행과 음식점에서 취식하는 행위가 불가능하다(48시간 이내 PCR 음성 확인자, 18세 이하, 완치자, 불가피한 이유의 접종 불가자 제외). 포장이나 혼자 이용하기만 가능하며 2인 이상 취식은 일행 모두 '방역패스'가 있어야 한다. 방역패스를 확인하지 않고 식당·카페를 이용하게 되면 이용자는 10만원, 사업자는 150~300만원의 과태료를 문다.
방역패스와 관련해서도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크다.
방역패스가 없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은 이용자의 반발이 고스란히 사업자에게 간다. A씨는 "방역패스가 없으면 포장만 가능하다고 했더니 한 손님은 커피를 바닥에다 던졌다"며 "최근 맞은 상인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카페에서는 "예전에도 몇 번 갔던 카페인데, 방역 패스를 보여달라는 말투가 기분이 나빴다"는 이유로 이용자가 사업자를 폭행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직장인 밀집지역에서는 패스 확인 인력이 따로 필요할 정도라는 입장이다. B씨는 "지역 특성상 점심시간에 이용자가 몰리는데, 직장인들이 90% 이상이라보니 미접종자가 거의 없다"며 "그렇지 않아도 정신없는 점심시간에 하나하나 확인하다 보니 주방 업무를 못 보고 방역패스만 확인하다보니 음식이 나오는 시간도 늦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