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4차 접종' 보류…자문위 권고에도 신중

입력 2021-12-25 17:53
수정 2021-12-25 17:53


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도입했던 이스라엘이 4차 접종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백신 자문위원회와 코로나19 대응팀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고령자와 의료진에 대한 백신 4차 접종을 권고했다. 그러나 보건부는 아직 구체적인 접종 방식과 일정 등을 확정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스라엘 보건부가 26일부터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종 승인권자인 나흐만 아쉬 최고행정책임자(director general) 측에서 승인을 미루고 있다.

채널13 방송은 보건부 측이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에 관한 영국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입원 확률이 델타 변이 감염자보다 50∼70%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방송은 "만약 영국에서 발표된 데이터가 정확하다면 보건부 최고행정책임자가 백신 자문위원회의 4차 접종 권고를 지지하지 않은 채 더 깊이 있는 논의를 위해 권고를 반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공영방송 칸(Kan)은 아쉬 교수가 다음 주 중반께 4차 접종 실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초기 가장 빠른 속도로 1∼2회차 접종을 진행했던 이스라엘은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추가접종도 도입했다. 덕분에 이스라엘은 이동 제한이나 영업 제한 등 강력한 방역 조처를 하지 않고도 최악의 4차 유행을 넘겼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 속에 400명대까지 줄어들었던 신규확진자가 1천400명대(23일 기준)로 늘어나는 등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신 자문위도 3차 접종을 통해 확보한 면역력의 지속성 등에 대한 구체화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4차 접종을 권고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자문위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3차 접종을 통해 형성된 면역력이 3∼4개월 후 일정부분 약해지며 부스터샷 접종자 가운데 돌파 감염자가 적지 않다는 자료에 근거한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이 더 높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도 권고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스라엘 최대 의료기관인 셰바 메디컬 센터가 자체 의료진을 상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백신 4차 접종 임상시험도 승인기관인 헬싱키 위원회의 승인 보류로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