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요소수 사태 우려…배터리 업계 ‘동분서주’ [이슈플러스]

입력 2021-12-24 17:03
수정 2021-12-24 17:03
<앵커>

지난 달 전국을 시끄럽게 달군 요소수 사태 기억하실 텐데요.

요소수 사태는 공급망 붕괴가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최근 배터리 소재를 중심으로 공급망 붕괴 우려가 큰 상황인데요.

산업부 신재근 기자와 함께 자세히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신 기자, 먼저 요소수 사태부터 정리해 주시죠.

<기자>

잠잠해지긴 했지만 요소수 사태는 아직 진행 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소수를 만들 때 필요한 원료인 요소 수입량이 예년과 비교해 훌쩍 모자라기 때문인데요.

11월 요소 수입량은 4만 톤이 조금 안 되는 상황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넘게 부족합니다.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는다는 지적에 수입 다변화도 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은 요소 다변화 추진협의회라는 걸 만들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지에서 요소를 들여오는 걸 추진하고 있습니다.

요소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 개발도 하고 있는데요.

카프로는 '탄산암모늄 용액'을 요소 대체물질로 개발했는데요.

합성섬유와 플라스틱 등을 만들 때 화학물질 카프로락탐이 사용되는데요.

이때 생산 공정에서 '탄산암모늄 용액'이 발생하는데, 이를 요소 대체물질로 사용하겠다는 겁니다.

최근 있었던 실험에서 탄산암모늄 용액이 산업용 요소수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카프로는 환경부에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했고, 승인이 나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앵커>

최근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배터리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리튬과 흑연 등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 수요는 늘어나는 데 반해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임원식 기자의 관련 리포트 먼저 보시겠습니다.

<앵커>

해결책이나 대응방안은 없는 겁니까?

<기자>

요소수와 달리 배터리는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데요.

배터리 소재는 국내 업계에서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 등 소재 자립에 돌입한 분위기입니다.

요소는 경제성이 안 맞다는 이유로 지난 2011년 국내에서 생산 자체를 중단해 버렸는데요.

그래서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배터리 소재는 국내 기업들이 자체 생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가격에서 배터리 소재(리튬이온배터리 기준)가 60%를 차지하는 만큼,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건데요.

포스코는 지난 5월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는 '탄산리튬'의 대체 소재 '수산화리튬' 공장을 착공했습니다.

수산화리튬은 탄산리튬에 비해 전기차용 배터리의 주행거리 향상에 유리하다고 알려졌는데요.

이르면 2년 뒤부터 이곳에선 연간 전기차 100만 대가 사용할 수 있는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내에서 망간 비중을 높이는 '하이망간' 소재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망간은 니켈이나 리튬과 달리 중국 매장량이 낮고 세계 여러 나라에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가격도 니켈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업계는 원료인 리튬 공급선 다변화도 하고 있는데요.

포스코는 3년 전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해 리튬 시추를 할 예정이고, 호주 광산 개발 기업에도 지분투자를 한 상태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재활용 기업 '라이-사이클'에 600억 원을 투자하고, 2023년부터 10년간 니켈 2만 톤을 공급받기로 했습니다.

<앵커>

공급망 말고도 배터리 수주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인데,

최근엔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앞세워 수주를 싹쓸이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1~10월까지 중국 CATL은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을 31.2%까지 끌어올렸는데요.

반면 우리 배터리 업체의 점유율은 떨어졌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21.2%로 하락했고, 삼성SDI 역시 5%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중국과 우리 업체 배터리가 취급하는 배터리 소재 종류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중국은 에너지 밀도가 낮은 대신 원재료 가격이 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쓰지만, 우리는 밀도가 높은 대신 가격이 비싼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올해 니켈과 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배터리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중국 업체에 비해 우리 업체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게 현실입니다.

<앵커>

중국이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배터리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어떤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중국과 똑같이 갈 필요는 없다고 주문하는데요.

중국이 만드는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은 차량에만 들어갈 수 있는데요.

반면 우리가 만드는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고부가 제품이라 주행거리가 긴 고성능 전기차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니켈이나 코발트보다 원가가 낮은 대체 소재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입니다.

<앵커>

투자 관점에서 보도록 하죠.

공급망이 불안한 상태에 더해 중국의 급부상까지 신경써야 하는 이슈가 산적해 있는데요.

투자 시 어떤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을까요?

<기자>

증권업계에선 중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배터리 종목에 대해선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보는데요.

배터리 사업부가 구조적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최근 2년간 광물 자원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배터리 사업부는 가격 상승을 고객사에 전가해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내년에도 전기차 배터리 부문 수익성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삼성SDI는 내년 자동차용 배터리 매출액이 올해보다 40%, LG에너지솔루션 역시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투자자라면 미중 무역분쟁 등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잠시 전문가 인터뷰 듣겠습니다.

[최석원 /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미중 갈등과 같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문제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거든요. 이게 무기화 됐을 때 우리가 수급을 잘 창출해 내지 못하면 생산 차질이 길어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