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확산 우려…"하루 최대 6만명 될 수도"

입력 2021-12-21 18:14
수정 2021-12-21 18:14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국내 감염 규모와 범위가 빠르게 커지면서 대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49명(국내감염 33명·해외유입 16명) 늘어 총 227명이 됐다.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다. 국내에서도 지난 1일 인천 교회 목사 부부가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확인된 지 20일 만에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227명으로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앞으로 1∼2달 안에 델타 변이를 제치고 국내 코로나19 우세종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은 이미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의 우세종이 됐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유럽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상황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네덜란드는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영국 역시 전면 봉쇄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국내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대확산할 것으로 예상하며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시간의 문제일 뿐 대확산은 피할 수 없다"며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 수도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하다면, 지금 정도의 거리두기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이달 약 1만명, 다음 달 중 최대 2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엄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 그보다 2∼3배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온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각한 상황이 된다면 하루 확진자가 최대 6만명까지 늘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달 안에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시기는 지금의 거리두기가 얼마나 유행 차단에 효과적인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특히 엄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도 최소한 델타 변이 정도의 위중증 발생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루에 확진자가 5만∼6만명씩 나온다면, 일정 시점에는 위중증 환자가 5천∼7천명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는 "현재는 정보가 부족해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의 확진자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예방접종을 확대해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의 위중증률이 높으면 병원 준비를 더 하고, 예상보다 낮으면 재택치료를 더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바이러스라고도 하는데, 그렇다면 왜 외국이 봉쇄를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확진자가 증가하면 의료대응 체계를 중증 환자 치료에 우선순위를 두고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다음으로 재택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 중인 환자가 중증으로 진행되는지 신속히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갖추고, 외래치료 체계와 응급후송체계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유전자증폭(PCR) 진단 검사 방법을 빨리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오미크론 변이를 진단하는 PCR 키트의 유효성을 평가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지자체에 배포할 계획이다. 또 추가접종률을 끌어 올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