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더 열심히 일해라"…中 '초저가' 폴더블폰 공습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입력 2021-12-21 17:02
수정 2021-12-21 17:02
# '중국'을 잡아라

<앵커>

다음 키워드는 '중국을 잡아라' 입니다.

<기자>

그간 한국 기업들에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던 중국이

경쟁사들의 부상, 그리고 잇따른 애국소비 열풍 탓에 이제는 한국기업들의 '무덤'으로 바뀌고 있는데요.

삼성전자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현지에서 수년째 스마트폰 점유율 1% 미만을 기록하며 고전 중인데,

이번에 삼성전자가 중국 사업의 새 전략을 짤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앵커>

중국사업혁신팀이요?

<기자>

네. 삼성전자는 최근 디바이스 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꾸렸습니다.

한종희 부회장이 중국 사업 전반에 걸쳐 '대수술'을 집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연말에 이재용 부회장이 중국 출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요.

<앵커>

중국 시장에서 얼마나 고전 중입니까?

<기자>

가장 대표적인 건 스마트폰인데요.

2013∼2014년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를 넘었지만 2019년부터 1%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워낙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해 샤오미와 화웨이, 오포, 비보 등 현지 업체들이 급성장했습니다.

올해 10월 애플이 비보를 제치고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삼성 갤럭시 브랜드의 현지 경쟁력 자체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TV도 마찬가지로, 삼성TV는 세계에서 15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중국에서는 올 3분기 7위까지 밀려났습니다.

<앵커>

가전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특히 스마트폰이 심하다.

다른 스마트폰들은 그렇다 쳐도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거 아니었습니까?

<기자>

전 세계적으로 보면 그렇긴 한데 유독 중국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역시 애국소비의 영향을 받는 것이고요.

이제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까지 본격적으로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내년 중국산 폴더블폰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이면서 삼성전자의 사정을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폴더블은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기술력이 적용된 걸로 아는데,

중국의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제품들을 내놓을 수 있는 모양이죠?

<기자>

네, 최근 중국 제조사들이 선보이는 폴더블폰 디자인을 보면,

같은 제품이라 해도 무색할 만큼의 유사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는 자사 최초 폴더블폰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삼성전자 폴더블폰을 저격하기도 했죠.

<앵커>

거의 카피수준의 제품이 나오는 모양인데 중국이 중국했다 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오포가 내놓는 폴더블폰은 어떤 겁니까?

<기자>

이달 23일에 출시하는 폴더블 폰인데요. 사진을 한번 보실까요.

'파인드N'이라는 폰인데, 외형이 어떤것 같으세요?



<앵커>

갤럭시Z 폴드3랑 거의 비슷한데요?

<기자>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이 채택됐고, 전체적인 크기와 카메라 디자인도 삼성전자 제품과 똑같습니다.

하지만 오포 측은 삼성 폴더블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주름이 자사 제품에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죠.

유명 IT 팁스터인 아이스 유니버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갤럭시Z 폴드3'와 '파인드N'이 펼쳐진 모습을 나란히 올리며 "삼성이 더 열심히 일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오포는 갸격면에서도 갤럭시Z 폴드3 출고 가격과 비교해 43만~57만원 저렴합니다.

<앵커>

가격은 저렴한데 디자인은 거의 똑같다.

삼성 입장에서는 상당히 긴장될 수밖에 없겠습니다.

중국의 다른 업체들은 어땠습니까?

<기자>

다른 후발주자들도 비슷한 모양이면서도 차별화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화웨이 또한 '갤럭시Z 플립'과 같은 클램쉘 형태를 따를 것으로 전해지는데,

큰 틀에선 삼성의 폴더블폰 형식을 벗어나진 못한 상태에서 기술 차별점과 가격 경쟁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중국관련 팀이 만들어졌다는 건, 여전히 삼성이 중국을 버리지 않았다는 말이 되겠네요?

<기자>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하거든요.

스마트폰 점유율이 1% 아랜데 무슨 얘기냐 하실텐데,

가전과 스마트폰은 부진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같은 부품사업에서 이런 부진을 상쇄하는 실정입니다.

부진한 분야에서 앞으로 혁신팀이 어떻게든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가 되죠.

<앵커>

중국 소비자들이 굉장히 완고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과연 이 위기를 넘어설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데요?

<기자>

그렇죠? 그런데 오히려 이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삼성이 폴더블폰을 통해 기대 수준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먼저 커져야 하는데,

중국 주요 제조사와 애플의 시장 진입은 이러한 맥락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삼성이 장기적으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으로

"폴더블이 플래그십 영역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가 영역의 폴더블폰 개발도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중국기업들이 열심히 따라하는 걸로 봐서는 삼성전자가 폴더블 대세화를 이끌어 내는 데는 성공을 한 걸로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초격차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술력도 계속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