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테마ETF '봇물'…눈길은 끌었지만 수익률은 '글쎄'

입력 2021-12-20 17:10
수정 2021-12-23 13:42
<앵커>

올해 ETF 붐이 불면서 ETF시장규모가 71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자금이 쏠리자 자산운용사들은 이색테마 ETF를 속속 출시했는데 일부 종목은 지금까지 수익률도 좋지 않은데다가 장기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어 투자 주의가 요구됩니다.

전문가들은 테마를 선택할 때 장기적으로 투자할만한 테마인지, 테마에 맞는 구성종목이 편입돼 있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지수희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유례없는 골프 붐에 지난달 NH-아문디 자산운용은 골프 테마 ETF를 내놨습니다.





상장 당시 994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골프ETF는 상장 후 5거래일 연속 하락해 장중 한 때 9천원마저 깨졌고, 등락을 거듭했지만 여전히 첫날 종가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거래 첫날 5억 5천만원 규모였던 거래량도 4천만 원대(16일)로 떨어졌습니다.



FN가이드의 골프테마지수를 추종하는 이 ETF의 상위에는 골프 의류업체나 골프장 소유기업, 골프 관련 게임 업체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 대부분 골프붐 덕에 올해 봄부터 급 상승세를 탔지만 골프 산업 고점 논란에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골프산업이 지금의 호황기가 이어질 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합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 코로나 때문에 20~30대 젊은 층들이 대거 유입됐습니다. 20~30대들이 골프장 그린피가 굉장히 올랐기 때문에 그 비용을 감내하기가 꾸준히 골프를 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결국 골프 웨어 등의 용품들이 활성화 된 것이 20~30대의 참여라고 볼 수 있는데 20~30대가 골프장을 덜 찾게되면 관련시장도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스팩투자 붐에 지난 8월 국내에 상장한 미국 스팩 ETF도 최근 수익률 부진에 빠졌습니다.



스팩은 다른 기업의 인수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로 미 증시에서 니콜라(전기차), 퀀텀스케이프(전기차 배터리), 버진갤러틱(우주여행)등이 스팩 상장으로 흥행하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 스팩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면서 상승세를 타던 스팩은 지난달 중순부터 하락하더니 결국 상장첫날 종가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지난 1년간 수익률 최하위를 기록한 ETF는 지난 2019년 상장된 KB자산운용의 팔라듐선물 ETF입니다.

내연기관의 필수로 사용되는 팔라듐은 한 때 '금보다 귀한 금속'으로 여겨지며 ETF가 상장했고, 주가도 상승세를 탔지만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감산 영향에 가격이 곤두박질쳤습니다.

팔라듐 선물ETF는 최근 신탁원본액과 순자산 총액이 50억원 밑으로 떨어지면 관리종목 지정이 예고 됐습니다.



반대로 팔라듐 하락에 배팅하는 팔라듐 선물 인버스 ETF는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미 투자액보다 순자산이 적은 상황이어서 일부 투자자들의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테마 ETF를 선택할 때 그 섹터가 최소 5년간 성장성이 있는 '메가트랜드'산업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또 구성 종목도 테마에 맞는 종목들이 담겨져 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위원 : 내가 특정 테마를 선택한 이유하고, (운용사가) 왜 이 테마를 선정하고 운용하는지를 투자 설명서에 다 나오거든요. 그게 충분히 일치해야 해요. 일치하지 않으면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종목들이거나 내가 생각했던 종목들이 없을 수 있어요. 그 테마가 최신 트랜드일 때는 더 그래요.]

일부에서는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반짝 테마에 백화점식으로 상품을 출시하는 운용사들의 행태도 바뀔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