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만 하면 월 최대 3,000포인트 드립니다"
열심히 걷기만 해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준다? 식단관리를 잘 해도 포인트를? 이렇게 부모님 만큼이나 나의 건강을 기원하는 곳은 대체 어디일까요? 바로 보험사입니다. 최근 보험사들은 보험계약 뿐만 아니라 계약자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걸음 수를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앱으로 내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는 서비스까지, 헬스케어 서비스는 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계약자들의 건강 관리에 눈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주 슬기로운 금융생활에서 다뤄보겠습니다.
◆ 열심히 걷기만 해도 보험료 할인
헬스케어 서비스, 말 그대로 건강을 관리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헬스케어시장은 매년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790억 달러 수준이었던 세계 헬스케어시장 규모는 지난해 2,060억 달러까지 확대됐습니다. 고령화 시대로의 진입이 빨라지고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내에서 헬스케어 시장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곳은 바로 보험사입니다. 최근 보험사들은 보험계약과 함께 가입자들의 건강을 꾸준히 관리해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헬스케어는 '운동'과 연계된 서비스입니다.
보험 가입 후 스마트기기 또는 스마트폰과 연계해 걸음 수를 측정하고, 목표한 걸음 수에 도달하면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포인트 등 리워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 주요 보험사들은 대부분 모바일 앱을 통해 이 같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실제 이를 통해 보험료 할인 효과를 보고 있는 계약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보험사가 제공하는 리워드인 포인트는 물품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도 있고, 보험료 결제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보험사들은 단순히 스마트기기를 연동한 것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안면인식을 통해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는 보험사의 헬스케어 플랫폼도 등장했습니다.
◆ 보험가입자들이 아프면 '손해율 비상'
그렇다면, 수 많은 금융사 중 왜 보험사들이 유독 헬스케어 시장에 관심이 많을까요? 보험사들이 상품을 개발할 때 자주 활용하는 단어, '손해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손해율이 높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계약자로부터 거둬드린 보험료보다, 계약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손해율이 높은 상품은 말 그대로 '돈이 안 된다'는 의미겠죠.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종신보험, 건강보험의 경우 계약자의 건강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건강보험 가입자가 암과 같은 중대 질병에 걸릴 경우, 보험사는 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진단합니다. 입원이나 수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손보험을 통해 가입자에게 진료비를 보험금으로 지급하게 되죠. 가입자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이 늘면 늘수록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이 높아지게 되는 겁니다. 정리해보면, 가입자가 건강해야 보험사도 돈을 번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유사한 의미로, 보험사에는 '건강체 할인'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질병 이력이 없거나, 흡연을 하지 않는 경우 등 '건강한 신체'라는 것이 확인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입니다. 물론 다양한 특약과 서비스로 고객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과도하게 지급되는 보험금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가입자의 건강을 증진시켜주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인 셈입니다.
◆ "헬스케어 시장 활성화, 데이터 확보가 관건"
가입자 입장에서는 건강 관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고객 관리와 함께 손해율 관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헬스케어 서비스는 서로에게 '윈윈'인 사업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드는 보험사가 늘고 있고, 결국 경쟁도 치열해집니다.
보다 다양한 형태,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는 것만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데이터'입니다.
보다 정교한 서비스, 나아가 헬스케어를 상품화까지 하려면 그 만큼 다양한 건강 데이터가 필수입니다. 현재 보험사들은 고령자나 유병자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보험상품이나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을 통한 보건의료 데이터 공유를 추진 중입니다. 보건의료데이터를 확보해야만 보다 정교한 건강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데이터 개방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아직까지 우세합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필요한 보건의료 데이터를 해외에서 구매해오는 실정입니다. 국내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
★ 슬기로운 TIP
옛날처럼 보험 가입만 하고 끝이라고 생각하면 손해입니다. 당장 활용할 수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삼성화재나 현대해상 등 국내 주요 보험사들은 목표 걸음 수를 충족하면 월 최대 3,000~5,000 포인트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밴드 등 기기나 기존 사용하고 있던 걸음걸이 앱과 연계해 걸음 수를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해당 보험사의 헬스케어 앱을 추가로 다운 받아 이용 가능합니다. 운동 연계서비스 외에도 1:1 건강상담이나 식단관리 등 다양한 헬스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고, 홈트레이닝 영상도 시청이 가능하니 내가 가입한 보험사의 '헬스케어 앱'을 꼭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헬스케어 서비스는 건강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보험사들은 암환자 등 유병자들을 대상으로도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가사도우미 지원이나 대면심리상담서비스, 암환자에 특화된 프리미엄케어서비스 등 다양한 특화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암보험에 가입할 때 함께 제공되는 헬스케어 서비스는 보험사별로 상이하니 비교해보고 가입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픈 곳 없이 건강한 상태일 때는 보험료 할인 혜택을, 만약 유병자라면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한 뒤 꼭 활용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