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입물가 상승세가 7개월 만에 꺾였습니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인플레 공포는 계속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 지난달에는 60~70달러 선으로 떨어지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듯 유가 오름세가 꺾이면서 지난달 수입물가지수, 즉 수입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 수준도 10월보다 0.6% 하락했습니다.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겁니다.
품목별로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받는 광산품과 1차금속, 석탄·석유제품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면 35% 넘게 오르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수입물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 공포가 여전하다는 의미입니다.
수입물가가 정점을 찍고 본격 하락세로 접어들었는지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입니다.
[최진만 /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 : 전월대비 하락했지만 정점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12월 들어 국제유가나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계속 보이고 있어 향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장기간 오름세를 이어가는 수입물가는 이미 3%대로 치솟은 소비자물가에도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글로벌 공급 차질과 수요 확대로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가 6%를 훌쩍 뛰어넘는 등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도 국내 물가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양준모 /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3개월정도 지속적인 흐름의 변화가 있을 때 '꺾였다'라고 표현할 수 있어서 한두개월로는 모르는 상황입니다. 올해 오른 수입물가가 내년에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고, 내년에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가 될 것이므로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에 압박을 줄 것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들도 내년 2%대의 국내 물가 상승을 경고한 상황.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중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국내 소비자물가 잡기에 총력전을 펼쳐야 할 시점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