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증권업계가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지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불안한 대내외 환경과 비대면 영업, 여기에 지점 대형화에 따른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을 이유로 증권사들이 군살빼기에 나선 건데요,
이런 지점 통폐합 움직임은 연말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란 진단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지점 2개를 하나로 통합한 삼성증권.
여기에 최근 6개의 지점을 추가로 통폐합에 나서며, 군살 빼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63개였던 지점이 2년여만에 44개로 19개나 없어지는 셈인데, 비율로 보면 30%나 축소하는 겁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지점 통폐합에 나서긴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9월말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지점수는 79개인데, 연말 5개의 지점을 통폐한다는 방침입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명동센터를 광화문금융센터로 통합해 대형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중소형 증권사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교보증권이 서울 지점 1개를 없앴고, 대신증권은 오는 18일 1개 지점을 다른 지점과 통합할 예정입니다.
올해 3분기 증권업계는 전 분기보다 10% 이상 당기순이익을 늘렸지만, 지점 통폐합 추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실제 증권업계 전체로 보면 지난해 12월말 929개였던 국내 증권사 지점은 지속적으로 줄어 9월 말 현재 895개로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와 경기 불안, 여기에 비대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지점 통폐합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와 이에 따른 경기 부진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지점 방문 대신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등 대내외 환경변화로 비용 효율화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여기에 점포 대형화로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트랜드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입니다.
문제는 증권사들의 '군살 빼기'가 자칫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지점 통폐합이 원격지 발령이나 직무변경 등으로 연결돼 비자발적 퇴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 증권사 입장에선 지점 축소를 통해 남을 수 있는 유휴 인력들을 추가적인 구조조정이나 인력 감축이라는 결과로 연결시킬 인센티브가 커지는 것으로, 거기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역대급 실적 행진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국내 증권사들.
대내외 변수와 함께 증권업계의 영업 트렌드가 비대면으로 변화하면서 지점 통폐합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