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스트레스"…담배 판매량 늘었다

입력 2021-12-11 14:09


코로나19로 인한 통제, 생활고 등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담배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불황형 상품'으로 일컬어지는 담배 판매량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집합 금지 조치가 이어지던 올해 1∼3분기에 증가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담배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KT&G의 지난 1∼3분기 매출(자회사 제외)은 2조6천391억 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3분기 매출 2조1천947억 원보다 20.2%나 늘었다.

수출물량 등을 뺀 순수 국내 매출만 놓고 보면 지난 1∼3분기 1조4천756억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1조4천502억 원보다 1.8% 증가했다.

정부 차원의 강력한 금연 정책으로 2010년대 중반부터 국내 담배 소비가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증가세는 이례적이다.

올해 1∼3분기 KT&G가 판매한 담배 개수는 310억7천만 개비로 2019년 같은 기간의 303억5천만 개비보다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간별로는 여름철이 낀 3분기 판매량이 111억 개비로 가장 많았다.

일반 담배 판매량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HNB)가 갈수록 인기를 끌면서 전체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KT&G는 설명했다.

필립모리스와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등 다국적 담배회사를 포함한 국내 총수요는 지난 1∼3분기 481억 개비로 2년 전 같은 기간의 480억3천만 개비보다 7천만 개비 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속적이고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펴고 있지만 코로나 장기화와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우울감, 무력감이 담배 소비 증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코로나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감소한 면세 담배 수요가 국내 담배 시장에 흡수된 것도 소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담배는 보통 불황기에 잘 팔리는 상품"이라며 "전자담배 등 자극과 냄새가 덜한 신제품이 꾸준히 출시되면서 인기를 끄는 데다 팬데믹 장기화와 생활고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담배 소비를 끌어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