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하원 청문회에서 한 의원이 언급한 농담이 한때 시총 100억 원까지 치솟은 새로운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미국 경제 매체 마켓 인사이더는 9일(현지시간) 브래드 셔먼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의 하원 청문회 발언이 가상화폐 '몽구스 코인'을 탄생시켰다고 보도했다.
셔먼 의원은 8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서 먹고 먹히는 동물 먹이 사슬에 빗대 가상화폐 시장의 불안정성을 농담조로 지적했다.
그는 "가상화폐의 가장 큰 위협은 가상화폐 그 자체"라며 "비트코인은 이더리움에 대체될 수 있고 이더리움은 도지코인에 대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햄스터 코인이라는 게 있는데 도지코인 또한 햄스터 코인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햄스터를 잡아먹는 코브라, 코브라 천적인 몽구스를 언급하며 만약 코브라 코인과 몽구스 코인까지 만들어진다면 이런 가상화폐는 과연 내재 가치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셔먼 의원은 급등락을 반복하는 밈 코인(온라인에서 재미 삼아 만들어지는 가상화폐)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그의 의도와 달리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바로 몽구스 코인이 만들어져 거래됐다.
몽 코인, 구스 코인, 셔먼 코인이라는 이름의 아류 가상화폐까지 등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몽구스 코인은 한때 시가총액 900만 달러(106억 원)까지 치솟았고 몽구스 코인을 구매한 한 트위터 사용자는 셔먼 의원을 '레전드'라고 추켜세우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몽구스 코인은 기존의 다른 밈 코인과 마찬가지로 반짝 급등한 뒤 가격이 0달러로 수렴했다.
셔먼 의원은 자신의 농담 한마디에 몽구스 코인이 만들어진 것을 지켜본 소감을 블룸버그 통신에 남겼다.
그는 "농담으로 만들어진 몽구스 코인의 이빨이 햄스터 코인을 찢어버린다면 여러분은 햄스터 코인을 살 수 있겠는가"라며 "밈 코인은 탐욕만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