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한 채 사려면 '안 먹고 안 쓰고' 38년"

입력 2021-12-08 14:36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두 배 넘게 올랐다는 시민단체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이 서울 시내 75개 아파트 단지 11만5천세대의 시세 변동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 2천61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당 가격은 올해 11월 4천309만원으로, 2천248만원(10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30평형 기준 2017년 5월 약 6억2천만원이던 아파트 가격은 올해 11월 약 12억9천만원으로 6억7천만원 상승했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아파트 단지는 관악구 관악드림타운으로, 2017년 5월 1천390만원이던 평당 가격이 올해 11월 3천536만원으로 2천146만원(154%) 올랐다.

상승액이 가장 높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는 2017년 5월 7천237만원이던 평당 가격이 올해 11월 1억4천23만원으로 6천786만원(9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상승률이 아파트값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내 집 마련'에 필요한 시간도 두 배 가까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5월 6억2천만원이던 서울의 30평형 아파트값은 올해 11월 12억9천만원으로 6억7천만원(109%) 상승했지만, 같은 시기 노동자 평균 연봉은 3천96만원에서 3천444만원으로 약 348만원(11%)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한다는 가정 아래 서울에 아파트를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17년 5월 '20년'에서 올해 11월 '38년'으로 18년 늘어났다.

경실련은 "임기 내내 집값이 폭등했는데도 정부·여당은 최근 몇 주 상승세가 주춤한 것을 안정세로 포장해 종부세·양도세 등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집값이 잠시 주춤한 상황에서 세제 완화는 투기 세력 내성만 키우고 집값 상승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