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낮아지고 코스피 지수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선결과제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증권부 정희형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국내 증시에 구체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 겁니까?
<기자>
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MSCI 추종자금 규모를 3.5조 달러에서 12.5조달러로 추정했을 때 구간별로 국내 증시에 유입될 자금 규모를 전망 했는데요.
우리가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된다면 국내 증시에는 약 18조원에서 61조원 사이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럴 경우 코스피 지수는 자금 규모별로 8.0%에서 27.5%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입니다.
지수 상승 뿐 아니라 선진국의 경우 단기성자금보다는 글로벌 연기금과 중앙은행과 같이 안정적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지수 변동성도 낮출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데요.
유입규모별로 최소 4.2%에서 최대 14.2%까지 코스피 지수의 변동성은 낮아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대규모 자금유입이 되면 지수도 오르고 변동성도 낮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거군요.
그런데 앞서 리포트를 보면,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선결조건들 있다고 간단하게 언급됐는데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짚어주시죠.
<기자>
네, MSCI는 뉴욕, 런던과 같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24시간 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실제 MSCI 편입 23개국은 모두 이 같이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역외 외환시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당국에서는 역외 외환시장 개설시 환율 급변동에 따른 정부의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과 우리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만큼 환율 변동성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국내 경제상황을 고려했을 때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은 쉽지 않다는 것이군요. 그럼 해결방안은 없는 겁니까?
<기자>
우선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이 쉽지 않다는 전제 하에 국내 외환시장의 특수성에 대해 MSCI에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어필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 보시겠습니다.
[이상호 /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 한국의 역외환율시장 개방은 한국의 거시경제나 통화정책의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고. 더욱이 외국인들의 투자자금 조달에 있어서 역내 환율시장이나 역외 NDF를 통해서 어려움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역외환율시장의 개방 여부는 크게 중요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민관이 같이 협력해서 한국증시의 편입을 위해 모건스탠리를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
실제 지난 5월 전국경제인연합은 MSCI측에 “한국의 역외 외환 시장 허용은 거시경제, 통화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특히 IMF 구제금융 신청 경험이 있는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던 만큼 정부와 당국 차원에서의 강력한 의사전달도 필요하다는 겁니다.
특수성 뿐 아니라 현재 국내 외환시장이 외국인들의 투자에 실질적인 장애물이 되지 않는 다는 의견도 중요 체크포인트입니다.
세계 각 국 중앙은행들이 외환시장 규모 파악을 위해 3년마다 시장 조사를 하는데요.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 기준 대한민국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약 553억달러로 지난번 편입 시도 직전인 2013년도와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이때 당시 외환 거래액은 65조원대로 올해 11월 기준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인 27조1천억원 대비 2.5배 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당시 기준으로 24시간 환시를 개방하지 않았음에도 글로벌 원·달러 거래액은 전 세계 10위권이었는데요.
이처럼 24시간 전면 외환시장 개방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충분한 외환거래가 가능하다는 분석들이 나오는 만큼 민간뿐 아니라 정부와 금융당국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의사전달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외환시장 개방 외에 또 한가지 선결조건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게 공매도 재개입니다.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선, MSCI는 공매도와 관련한 이슈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입니다.
MSCI는 지난 6월 한국을 신흥시장에 잔류시키면서 공매도 관련 평가 등급을 ‘문제없음’에서 ‘일부 문제, 개선가능’으로 낮춰 잡았는데요.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 국이 한때 공매도 금지조치를 시행했지만 지금은 MSCI 선진국지수 내 모든 국가들이 공매도를 재개한 상태입니다. 유독 한국시장만 부분 재개에 그치자 MSCI가 곧바로 한국의 공매도 문제를 지적한 것입니다.
<앵커>
MSCI가 공매도 관련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군요. 결국 우리 증시에서 공매도 재개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외환시장 문제와 달리 공매도와 관련된 선결조건은 전면 재개 이외에 뾰쪽한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건데요.
증시가 하락세를 보일 때 공매도가 추가 하락을 불러일으킬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 보다는 공매도의 순기능에 주목해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데요.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이효섭 /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 부작용들 보다는 공매도 전면 재개로 인해서 MSCI 선진지수에 편입이 되면 우리나라 주가지수가 한 단계 레벨업 되고 증시 변동성도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가 되기 때문에 공매도 전면 허용에 따른 순기능이 장기적으로는 클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매도 전면 재개는 MSCI 선진지수 편입 등을 위해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라며 “재개 방법과 시기 등은 앞으로 검토해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선진지수 편입으로 증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선결조건이 빠르게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선결조건들이 잘 해소된다면 언제쯤 효과를 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우선 정부가 연말까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방침을 마련하기로 한 만큼 이 같은 선결조건들이 얼만큼 반영될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무사히 잘 반영이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편입까지는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우선 지수 편입에 앞서 관찰국 대상에 이름을 올려야 하는데 이 대상이 발표되는 시점은 내년 6월입니다.
이 대상에 이름을 올리고 실제 편입 여부를 1년여 기간동안 관찰해 편입 여부가 결정 되는 만큼 실제 편입 여부는 내 후년인 2023년 6월이고요.
지수에 적용되고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시점은 그 이후인 2024년 쯤 이뤄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우리 시장 발전과 확대를 위해서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보여집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정희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