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5천명 안팎을 기록하고 새 변이 오미크론의 국내 확산마저 우려되자 정부가 방역의 고삐를 다시 조였다.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방역조치 강화 방안을 결정했다.
우선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현행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에서 4명씩 줄였다.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기 직전인 10월 말 수도권 8명, 비수도권 10명(미접종자는 4명씩) 제한보다도 강화된 조치다.
식당·카페를 포함한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에 방역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제)를 적용하되, 1주일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 방역 강화 방안은 오는 6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4주간 시행한다.
청소년 방역패스는 이달 중순부터 청소년에 대한 1차 접종을 집중적으로 시작한다는 일정을 고려해 만 12∼18세를 대상으로 내년 2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천944명, 위중증 환자는 736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 확진자가 증가해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코로나19 중증 병상 포화로 이어져 의료 대응 체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수도권의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88.1%로 90%에 육박한다. 이날 0시 기준 수도권 병상 대기자는 902명에 이른다.
전국적으로도 79.2%로 80%에 근접한 중증 병상 가동률을 기록 중이다. 재택치료 중인 환자는 이날 0시 기준 1만2천396명이다.
오미크론 변이까지 등장해 방역 위기감은 더욱 높아졌다. 이날 0시 기준 국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6명이며, 이 가운데 2명은 국내에서 감염됐다. 지역사회에 연쇄적인 전파가 이미 시작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의료계에서는 사적모임 제한 등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정부는 애초 방역의료 전문가들이 요구했던 좀더 강력한 거리두기, 즉 사적모임 제한 인원 대폭 강화, 이동 제한 등의 내용 대신 '방역'과 '경제'를 절충하는 선에서 방역 조치의 세부 수준을 결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부의 조치가 폭증하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지금의 증가 추세와 속도를 보면 이 정도 대책으로는 사실 역부족"이라며 "사람들이 스스로 방역을 강화해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대부분 성인은 2차까지 접종했기 때문에 6명 규모 회식을 더 자주 할 수 있다"며 "24시간 영업시간 제한은 그대로고 (밤 12시 영업제한이 있는) 유흥업소도 운영되기 때문에 밀접접촉을 줄이는 데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고령층의 백신 추가접종(3차접종)과 미접종자 접종이 빠르게 진행돼야 이번 조치의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번 조치와 추가접종 등의 조치가 복합적으로 시너지를 내면 1∼2주 정도 뒤부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