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금리 인상 여파…매도-매수자 '줄다리기'

입력 2021-11-28 11:07
수정 2021-11-28 17:58


초강력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종합부동산세 등이 맞물리며 주택 시장의 관망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열흘 전 4만4천603건에서 이날 현재 4만4천886건으로 0.6%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강서구가 2천44건으로 3.2% 늘었고 이어 서대문구(3.1%), 마포구(2.9%), 양천구(2.0%), 은평구(1.9%), 중랑구(1.7%) 등의 순이다.

반면 지난주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6을 기록해 2주 연속 100 이하로 떨어지는 등 '매수자 우위' 시장이 이어졌다.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거래량도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건수 기준)은 지난 9월 2천702건으로, 2019년 3월(2천282건)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10월 거래량도 현재까지 신고물량이 2천292건에 그쳐 전월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11월 계약 신고건수는 현재까지 502건에 불과하다.

역대급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든 일부 다주택자들이 세금 득실을 따지며 매도 여부를 저울질하고 매수자들은 내년 3월 대선이라는 변수를 앞두고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도-매수자간 힘겨루기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다주택자들은 세금과 이자 부담이 커지자 늘어난 비용 부담을 세입자에 전가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 임차 시장이 동반 침체하면서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또 초강력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종부세 부과 등 융단폭격식 악재 속에 '대선'이라는 대형 변수가 시장을 흔들면서 거래 공백 속에서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시세 이하로 떨어지거나 반대로 일부는 신고가도 찍는 등 혼란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8㎡(13층)는 지난 13일 26억2천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18일 계약된 27억원(14층)보다 7천500만원 떨어진 금액이다.

영등포구 신길동 삼성래미안 전용 84.91㎡ 역시 지난 6일에 직전 최고가(11억원, 10월13일) 대비 7천500만원 낮은 10억2천500만원에 팔렸고,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67㎡는 지난 4일에 종전 최고가(8월 11억3천만원, 1층)보다 5천만원 낮은 10억8천만원(1층)에 거래됐다.

반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3단지 전용 59.9236㎡는 지난 10일에 5층이 신고가인 17억원에 팔리면서 이 주택형에서 처음으로 17억원을 찍었다. 노원구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 전용 139.08㎡는 지난 15일 13억5천만원(11층)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년에는 공급부족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고, 또 3기 신도시 토지보상자금 등 풍부한 유동성으로 상승 요인이 유지되는 측면도 있다"며 "상승·하락 변수가 혼재된 상황이라 당분간 매도-매수자 간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