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취임 5년차에 접어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고려한 대규모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25일로 마무리된 2022년도 임원 인사는 구 회장이 2018년 취임한 이후 실시한 네 번의 인사 중 최대 규모다.
성과주의 원칙에 근거해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유임하거나 일부는 승진하고, 신임 임원은 40대를 중심으로 대거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
LG에 따르면 이번 임원 인사에서 신규 임원 132명을 비롯해 총 179명이 승진했다. CEO와 사업본부장급 5명을 발탁한 것까지 포함하면 총 인사 규모는 181명으로, 지난해(172명)보다 9명 늘었다.
구 회장의 최측근이자 그룹 2인자격이었던 권영수 부회장이 ㈜LG 최고운영책임자(COO)에서 최근 LG에너지솔루션 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CEO급 일부가 바뀌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LG COO를 맡게 됐고, LG전자에서는 조주완 부사장이 새 CEO·사장으로 승진했다. 그 외 대부분의 계열사 CEO는 유임했다.
이번 인사로 LG그룹의 부회장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에 권봉석 부회장까지 총 4명이 됐다.
권 부회장은 LG전자에서 가전·TV 사업은 성장시키고 장기 적자였던 휴대폰 사업은 철수하는 결단을 한 인물로,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 철학에 부합하는 적임자로 꼽힌다.
변화와 안정을 동시에 고려한 최고 경영진 인사를 통해 구 회장의 리더십을 강화했다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LG 측은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성과를 낸 기존 경영진에도 신뢰를 보내 지속 성장의 기반을 탄탄히 하고, 역량을 갖춘 리더에게 새로운 중책을 맡겨 미래 준비와 변화에 속도를 내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최근 사장단 워크숍과 사업보고회에서 "이제는 그간 추진해온 고객 가치 경영에 더욱 집중해 질적으로 성장하고, 변화를 주도할 실행력을 강화할 인재를 적극 확보해 미래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임 상무에는 총 132명 선임됐다. 지난해(118명)보다 14명이나 늘었다. 특히 신규 임원 중 40대가 82명으로 62%를 차지한다.
이번 인사에서 최연소 임원은 1980년생으로 올해 41세인 LG전자 신정은 상무다. 여성인 신 상무는 차량용 5세대 이동통신(5G) 텔레매틱스를 선행 개발해 신규 수주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상무로 발탁됐다.
여성인 이향은(43) 상무, 김효은(45) 상무도 외부에서 LG전자로 영입됐다.
지주사인 ㈜LG는 ▲ 미래 신규사업 발굴·투자를 담당할 경영전략부문 ▲지주회사 운영 전반과 경영관리 체계 고도화 역할을 할 경영지원부문을 신설한다.
이를 통해 각 계열사가 고객 가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하범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CFO 겸 경영지원부문장을 맡게 됐다. 이외에 지주사 팀장들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중용해 참모진 세대교체를 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