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빙자한 도박사이트 등장…사이버도박 빠진 2030

입력 2021-11-24 13:05


재테크 열풍을 이용한 도박사이트 등이 경찰의 집중 단속에 대거 적발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은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간 불법 사이버도박 집중 단속을 한 결과 총 3천104명을 검거하고 이 중 171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이번에 불법 사이트 운영자, 프로그램 개발·유통자, 서버 관리자와 브로커, 도박사이트 총판과 홍보조직 등 공모·방조자, 도박 행위자를 집중적으로 단속했다.

아울러 재범 의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범죄수익을 적극적으로 추적, 총 856억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압수했고 국세청에 205건을 통보해 신속하게 탈루소득을 징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 21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검거 사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 상황과 재테크 열풍에 편승해 주식·가상자산 등 재테크를 가장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가상자산으로 범죄수익을 세탁하는 등 수법이 진화하는 양상이 확인됐다고 경찰은 강조했다.

지난 5월 청주청원서가 검거한 운영조직 총책 등 10명은 2019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2천200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47억원 상당을 챙긴 뒤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해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강원경찰청은 2018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가상 선물거래 홈트레이딩시스템 3개를 개발해 회원을 모집, 가상 선물옵션 등락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1천억원대 도박 공간을 개설하고 운영한 운영자 등 46명을 붙잡았다.

전체 유형별로는 불법 스포츠도박의 비중이 62.4%로 가장 높았고 파워볼·사다리게임 등 온라인 게임(28.9%), 카지노(4.4%), 경마·경륜·경정(4.3%) 등이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검거된 사람 중 20대가 33.6%로 가장 많았고 30대도 32.8%로 피의자 중 66.4%가 20∼30대 젊은 층으로 파악됐다. 40대는 18%, 50대는 8.3%, 60대는 3.1%, 10대는 2.2%, 70대 이상은 1.9%였다.

직업별로는 무직자(26%)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이어 회사원(19%), 자영업자(13%) 순이었다.

경찰은 시도경찰청에 설치된 전담수사팀을 확충해 단속을 강화하고 범죄수익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 등을 적극적으로 해 도박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을 불식하는 동시에 해외에 서버를 둔 도박사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도 확대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수익 투자정보'나 '코로나19 관련 정보' 등을 빙자한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불법 도박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수법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불법 사이버도박은 운영자뿐만 아니라 통장을 빌려주거나 수익금을 인출한 협조자, 호기심으로 도박을 한 행위자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