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당국이 조만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카드업계에서는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에 역효과를 가져오는 무리한 인하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정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카드사 노조는 정부의 수수료율 인하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원가에 못 미치는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여기서 더 내리면 신용 결제 부문 적자가 더 커지고, 결국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참에 정부 주도로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하는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내 카드 결제망이 마비되는 한이 있더라도,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박홍배/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반드시 1차 경고 총파업을 성사시키고 정부와 제대로 된 교섭 테이블을 열어야 합니다. 동지들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카드사들은 수수료가 또 인하되면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겠지만, 적자를 줄이기 위해 비용 절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마케팅 비용부터 줄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소비자 혜택 축소는 불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비용을 절감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그동안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온 '혜자카드'를 줄이는 것이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되는 것이죠.]
실제 지난 2018년 카드 수수료가 인하된 이후 단종되는 카드의 수는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소비자뿐 아니라 수수료 추가 인하가 자영업자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갈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12년간 13차례에 걸쳐 수수료가 인하되며, 현재 카드가맹점 10곳 중 9곳은 실질 수수료가 제로인 상황.
수수료가 더 인하된다 해도, 얻을 혜택보다 잃을 혜택이 더 큰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자영업자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겁니다.
[배훈천/자영업자:과거에는 카드사들이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었는데요. 이런 것도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정부가 카드 수수료 인하를 전격 시행하니까 눈앞에서는 이익인 것 같은데 돌아서서 보니 손해더라…]
카드 수수료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짙은 가운데, 카드사부터 자영업자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