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차 추경 대비 19조원에 달하는 초과세수를 소상공인과 고용취약계층을 비롯한 민생 지원 대책과 국채 상환에 투입하기로 했다.
지방교부금 정산까지 마치고 남은 3조원대 재원은 내년 세계잉여금으로 돌린다.
정부는 2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초과세수는 당초 정부가 전망한 세입 예산보다 많은 조세수입을 뜻한다.
정부는 올해 2차 추경 당시 세입전망치(314조3천억원) 대비 19조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40인 7조6천억원은 일단 지방자치단체로 돌아간다.
국가재정법과 지방교부세법 등에 따르면 해당 연도 내국세 총액의 19.24는 지방교부세로, 20.79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각각 지자체에 교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예산에 반영된 세수 외에 추가로 들어오는 세수도 지방에 정산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농어촌특별세(농특세) 등 원래 지방으로 돌아가는 목적세는 40가 아닌 전액이 지방으로 간다.
교부금 정산 후 남은 11조4천억원 중 5조3천억원은 소상공인과 고용 취약계층 등 민생 지원 대책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1조4천억원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재원 부족분을 채우는 데 쓰인다.
중소벤처기업부 손실보상심의위원회가 산정·의결한 올해 3분기 손실보상 지급액은 2조4천억원인데, 2차 추경을 통해 확보된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은 1조원에 불과해 부족분을 충당해줘야 한다.
인원·시설 등 측면에서 일정 부분 영업에 제한이 발생했지만 손실보상에서는 제외된 소상공인 지원책에도 2조1천억원이 들어간다.
세부적으로 보면 1.0의 초저금리로 공급하는 2조원 규모 '일상회복 특별융자'에 초과세수 1조5천억원을 사용하고, 관광융자 금리 인하와 체육융자 규모 확대에 5천억원을 투입한다.
소상공인 지원에만 총 3조5천억원의 초과세수를 활용하는 것이다.
고용 취약계층 지원에는 1조4천억원이 소요된다.
정부는 연말 구직급여 지원을 위해 1조3천억원을 들여 고용보험기금 재정을 보강하고, 실업자 등의 직업훈련 지원에도 약 1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나머지 4천억원은 농축산물 물가 안정에, 1천억원은 육아휴직 등 돌봄 지원과 보건소 코로나 대응 인력 지원에 각각 사용하기로 했다.
지방교부금 정산분과 민생대책 지원분을 제외한 6조원대 재원 가운데 2조5천억원은 국채물량 축소에 사용한다.
국가재정법은 초과 세수가 발생할 경우 '해당 연도에 발행한 국채 금액 범위 내에서 국채를 우선 상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남는 돈이 생기면 국채를 먼저 갚고 나머지 돈을 쓰거나 내년으로 넘겨야 한다는 취지다.
국채 상환은 앞서 발행한 국채를 상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달 예정된 국채 발행 물량을 축소해 전체 국채 규모를 줄이는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3조6천억원 가량은 내년 세계잉여금으로 넘어가서 국가결산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렇게 마련된 세계잉여금의 30 이상은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우선 출연해야 하고, 나머지 금액의 30 이상은 다시 채무 상환에 사용해야 한다.
단, 기금 출연액과 채무 상환액을 제하고도 남은 세계잉여금은 내년 들어설 새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활용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