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Z세대(2030세대) 등에서 주 4일제 근무를 선호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CNN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미국이 최근 이른바 '구인 대란'을 겪는 가운데 노동자들의 주 4일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이에 주목할 때가 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8월 한 달간 430만명, 9월에는 440만명이 각각 직장을 그만뒀다. 기업들은 임금 인상 및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고용 유지에 힘쓰고 있지만, 직장을 떠난 이들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증권사 제프리스가 최근 회사를 그만둔 22세∼35세의 MZ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0%는 주 4일 근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3%는 반대, 17%는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약 3명 중 1명(32%)은 주 4일 근무를 제안받았으면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더 많은 급여를 받았으면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을 것'(43%)이라는 답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급여를 더 받았거나, 주 4일제 근무를 했으면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CNN은 이번 조사가 그렇게 급진적이지 않으면서도 흔하지 않은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며 주 4일제를 하나의 대안으로 언급했다.
주 4일제가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그에 따른 과로로 요구가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여름 마크 타카노 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연방 노동법 수정안을 제시했다. 수정안은 현행 기준인 주 40시간제를 32시간제로 줄이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타카노 의원은 "하루아침에 변화가 올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더 빨리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 4일제를 지지하는 여러 실험이 있었다고 CNN은 소개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임금을 줄이지 않고 근무시간을 단축한 연구가 성공을 거두기도 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9년 일본에서 단축 근무를 한 결과 생산성이 약 40% 증가했다.
또 데이터 엔지니어링 회사인 엘리펀트 벤처는 지난해 8월 주 4일 근무를 시범 도입했다. 이 회사 직원들은 4일간은 1일 10시간씩 근무해야 했지만, 3일 동안은 휴식을 보장받아 극도의 피로감을 이겨냈다. 이에 엘리펀트 벤처는 완전히 근무제를 바꿔가고 있다.
그러나 큰 회사들은 특히, 손익에 영향을 미친다면 주 4일제 근무로 바꾸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피터 카펠리 와튼 스쿨 경영학 교수도 "주 4일제가 모든 근로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곳에서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사람이 매일 오래 돌보는 것이 중요한 간호학과 같은 분야에서는 몰라도, 전통적인 9∼5시 사무실에서 10시간 근무를 수용하려고 하는 것은 별로 이득이 없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