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충격을 고려하면서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가 '코로나19 장기화와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주제로 개최한 정책심포지엄에서 신용상 금융연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통화정책 전환을 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신 센터장은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분기부터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 연 4%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중 마이너스 GDP 갭을 해소하고 정상 성장 경로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전제로 잠복된 리스크의 현재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리 변동에 따른 위기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는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은 "한국의 가계부채는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1년 미만의 단기부채 비중이 높아 만기구조가 불안정하고 금리변동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통화 완화 기조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데에 기여했으나, 이 과정에서 주택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산 가격은 가계부채 급증과 연결돼 있는데, 가계부채 규모가 크게 불어난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계 부실, 금융기관 충격 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또 전 세계적인 부채 증가로 앞으로 미국 등 주요국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면 국내 자산 가격 상승 폭이 심하게 제한되고, 신흥국과 일부 주요국에서는 긴축발작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국내 가계부문과 자산시장에 주는 충격의 민감도는 이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면서 "최악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시장금리 급등, 주가 급변동, 신흥국 자금유출 등 긴축발작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