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 쥐락펴락...미국 '연준'을 부탁해 [김보미의 뉴스카페]

입력 2021-11-17 17:28
수정 2021-11-17 17:38
<앵커>

글로벌 경제 그리고 투자 이슈들 챙겨보는 <김보미의 뉴스카페> 시간입니다.

김 기자, 바로 시작해 볼까요?

<기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늦어도 주말까지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연준’이라고 부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고도 일컬어지는데요.

오늘은 이 소식과 함께, 우리가 흔하게 언급하지만 잘은 모르는 '연준'이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도 전해드릴까 합니다.

먼저, 미국 통화정책에서 자주 거론되는 용어들이 몇 개 있잖아요.

Fed, FRB, FOMC 이 3개가 어떻게 다른 지 아시나요?

<앵커>

보통 연준을 Fed라고 부르고, FOMC는 연준이 금리결정할 때 여는 회의잖아요.

FRB랑 Fed는 어떻게 다른 겁니까?

<기자>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하나 준비했는데요.



연방준비제도, Fed는 미국의 중앙은행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한국은행에 해당되겠죠.

그리고 이 연방준비제도 안에는 FOMC와 FRB가 있는데요.

FOMC가 우리나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처럼 금리와 통화량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곳이라면, FRB는 FOMC에서 결정한 정책을 '수행'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50개 주를 12개로 크게 구분해서 각 구마다 하나의 연방준비은행을 두고 있는데요.

이 12개 연방준비은행을 FRB가 총괄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달러화 지폐를 보시면 왼쪽에 A부터 L까지 알파벳이 써져 있는데요.

이 알파벳은 달러를 찍어낸 연방준비은행을 뜻하는 것으로 C가 써져 있다면 필라델피아 연은에서 달러를 발행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Fed는 연준이고, FOMC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곳이고, FRB는 결정한 통화정책을 수행하고 감시하는 곳이다.

이달 초에 테이퍼링을 하겠다고 FOMC가 결정을 했잖아요.

우리 한국은행 같은 경우는 금통위원 7명이 결정을 하는데, FOMC같은 경우는 몇명이 결정을 하는 겁니까?

<기자>

FOMC 총 12명의 위원들의 투표를 통해서 정책방향을 결정합니다.

이 12명에는 FRB 위원 7명 전원과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포함되고요.

나머지 11개 연방준비은행 총재 중에서 4명이 1년씩 돌아가면서 위원으로 참여를 하게 됩니다.

올해 위원 현황을 보시면요.



FRB 위원 한자리가 공석이어서 총 11명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FOMC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고요.

4번을 보시면 라엘 브레이너드 FRB위원이 있는데, 현재 차기 연준의장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입니다.

참고로 FOMC위원 명단은 Fed홈페이지 통해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앵커>

저기서 굳이 따지자면 FRB위원이 우리나라의 금통위원 같은 사람이 되겠고, 거기에 나머지 연은 총재들을 포함해서 총 12명이 정원이다 이거네요.

그런데 다른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돌아가면서 FOMC에 참여하는데, 뉴욕 연은 총재만 고정으로 들어가나보죠?

왜 그런거죠?

<기자>

뉴욕이 예전부터 주요 금융기관이 많이 모여있었고요.

또 연방준비제도가 출범하기 전부터 뉴욕어음교환소가 민간 차원에서 중앙은행 역할을 대신했거든요.

때문에 연준의 뿌리가 뉴욕이기 때문에 이를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은 참 역사가 짧은 데도, 전통을 존중하는 문화같은 건 있는 것 같아요.

흔히 FOMC 위원들 성향을 놓고 매파적이다 비둘기파적이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잖아요?

이런 성향이 실제로 통화정책에 영향을 많이 줍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이 비둘기 혹은 매파적 발언을 할 때마다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지난 6월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던 사례가 있습니다.

블러드 총재는 당시에 비둘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사람 마저도 금리인상을 얘기한다? 진짜 인상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시장이 크게 불안해 했던 겁니다.

참고로 비둘기파, 매파 분류는 계속 바뀔 수 있습니다.

블러드 총재가 지금은 또 매파로 분류가 되고 있거든요. 생각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정리를 해보면 미국 통화정책 방향이나 다음 FOMC에 대한 예상은 단순 추측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인물들의 성향과 발언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서 가능해진다 라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금통위는 1년에 8번 정도 열리잖아요. FOMC 회의는 몇번이나 열려요?

<기자>

FOMC도 매년 8번, 45일마다 열립니다.

이달 초에 FOMC가 열렸으니까 12월에는 14~15일에 개최가 될 예정입니다.

보통 3,6,9,12월 회의에서 중요한 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서 투자자들이 많이 관심을 갖습니다.

그래서 사실 테이퍼링도 9월 회의에서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요.

이번에는 델타 변이와 실업률 수치 등을 이유로 미뤄지면서 11월에 발표가 됐습니다.

<앵커>

이달말부터 테이퍼링이 시작되니까 12월 회의에서는 사실 통화정책 관련해서는 당분간 큰 이슈가 없을 걸로 보이고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말 안에 차기 연준 의장을 뽑겠다고 했다면, 파월 의장은 이제 물러나는 모양이죠?

<기자>

일단 파월 의장의 임기가 내년 2월까지니까, 이번에 지명이 있어도 2월까지는 임기를 지키게 되겠죠.

게다가 차기 연준 의장이 다시 파월 현 의장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파월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고요.

여기에 한 명 더 후보로 오른 사람이 그간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입니다.

브레이너드는 오바마 때 연준 이사가 됐고 백악관과도 인연이 있는 경제학자입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이 이 두 사람을 백악관으로 직접 불러 각각 면담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보군은 두 사람으로 확실하게 좁혀지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파월인지 브레이너드인지, 아직까지는 분명하지 않은 상황 아닙니까?

둘중에 누가 되느냐가,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일단 정치적으로 브레이너드는 민주당 내에서도 급진 세력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파월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를 두루 받고 있기 때문에 누구를 임명하느냐가 바이든의 정치적 스탠스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걸로 보입니다.

통화정책의 측면에서도 둘 중 누가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겠습니다.

브레이너드 위원이 파월보다 좀 더 비둘기파적인 인물로 꼽히는데, 비둘기파는 통화긴축보다는 완화를 선호하는 걸 말하죠.

내년도 연준의 최대 과제가 금리인상인 만큼,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금리인상의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다만 물론 두 사람 모두 지금의 물가상승에 대해서 일시적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연준의장 임기 4년이고요. 연임도 가능합니다.

<앵커>

세계 경제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 중요한 분수령이 이번 주말이네요. 재밌게 관전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