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 세수 규모를 둘러싼 여당과 정부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모두 추정치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내년 2월 올해 세수 규모를 확인하게 되면 둘 중 한 군데는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16일 기획재정부는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보고서를 통해 올해 초과세수 규모는 10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한 초과세수 규모 10조원대라는 부분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이에 반해 여당에서는 올해 세수초과액이 5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올해 세수초과액이 당초 7월에 정부가 예상했던 31조보다 훨씬 많은 50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재부가 의도적으로 초과 세수 전망치를 과소 추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국정조사까지 언급했다.
● 초과 세수 계산
올해 초과세수는 정부가 2차 추경까지 감안해 올해 최종예산안으로 잡아 놓은 314조원보다 올해 12월 말까지 얼마 더 들어오는지를 말한다.
여당에서 얘기한 7월 정부가 예상했던 31조원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세입경정을 통해 사용했기 때문에, 19조원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는게 맞다.
정부의 10조원대 초과 세수 입장은 이렇다.
홍남기 부총리는 10조원대에 초과 세수 예상에 대해 국회 예결위에서 "3분기에는 세수가 한달에 30조원 정도 들어오는데, 4분기에는 절반 정도 밖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9월까지 집계된 국세수입 규모가 274조5천억 정도이니, 앞으로 4분기에 50조원 가량 더 들어온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다만 기재부는 4분기 자산시장 안정세와 소상공인 등에 대한 세정지원 등으로 세수 수입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기재부는 세정지원 조치로 코로나 피해업종 부가세(21년10월→22년1월)와 종합소득세(21년11월→22년2월) 유예로 6조원 규모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은 지난해 4분기에 들어온 국세수입이 71조원 가량인 걸 감안하면 정부가 너무 보수적으로 잡고 있고, 일부러 예상치를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 초과 세수 왜 논란
정부의 예상처럼 10조원을 조금 넘는지, 아니면 여당의 기대처럼 10조원 후반인 19조원에 달하는 초과 세수 규모에 따라 지원대책이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여당은 추가세수를 통해 3대 패키지(방역지원금·지역화폐·손실보상금)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소상공인 손실보상 규모는 총 6조원 정도, 여기에 지역화폐, 일상회복 지원금 등을 다 합치면 16조~17조원 정도"라며 "19조원을 활용해 필요한 예산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구체적인 규모까지 제시하며 기재부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기재부는 재정기준과 원칙을 강조하며 여당에 맞서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전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올해 초과세수 등을 활용한 손실보상 비대상업종에 대한 맞춤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 달라"고 당부하며 초과세수 재원은 보편적 지원금 대신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계층에 '선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결국, 초과 세수 규모에 대한 예상치가 여당과 부처간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면서, 현재 진행 중인 내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초과 세수 문제가 더증폭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