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백현진, 입체적인 캐릭터 완벽 소화

입력 2021-11-16 12:19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백현진이 허세 가득한 지식인으로 완벽 변신, 열연을 펼쳤다.

지난 12일 전편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하 청와대로 간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이정은(김성령 분)이 남편인 정치평론가 김성남(백현진 분)의 납치 사건을 맞닥뜨리며 동분서주하는 1주일간을 배경으로, 웃프고 리얼한 정치 풍자를 펼치는 정치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백현진은 극중 문화체육부 장관 이정은(김성령 분)의 남편이자 정치평론가 김성남으로 분했다. 겉으로는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듯하나, 시대가 변하면서 설 자리를 잃게 되자 장관의 남편이라는 자신의 위치에 불만을 갖게 되는 인물이다.

첫 등장한 김성남은 부인 이정은에게 다정다감한 면모를 보였다. 장관직 수락을 망설이는 정은에게 지지를 보내며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사격 여신, 문체부의 아이콘, 여성들의 워너비’라고 말하며 정은을 자랑스러워하거나 따뜻한 문자로 아내를 챙기는 모습은 심쿵 모먼트를 선사하며 훈훈함을 전했다.

그러나 장관의 남편으로 받는 제약과 시대에 뒤떨어지는 정치평론가의 삶은 그의 가식을 걷어내고 실체를 드러나게 했다.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잘리는 걸 시작으로 다양한 일들에 도전해보려 하지만 장관의 남편이라는 허울 좋은 이유로 거듭 거절을 맛보던 성남은 결국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고 반대만 하는 부인 정은과 장관 남편이라는 자신의 위치에 반감을 품으며 젠틀한 겉모습 속 숨은 내면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백현진은 이처럼 입체적인 면모를 지닌 김성남 역을 맡아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연기력으로 생동감 있게 살리며 극의 한 축을 단단하게 이끌었다. 극 초반 부인의 성공을 지지하는 자상한 남편의 모습을 위트 있는 말과 스윗한 눈빛으로 그려낸 백현진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로맨틱한 면모를 드러내 앞으로 또 다른 변신을 기대하게 했다.

반면에 허세와 자아도취, 열등감으로 가득한 성남의 실체 또한 백현진은 섬세하면서도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그려내며 다시 한 번 강렬한 존재감을 빛냈다. 강자를 만나면 쩔쩔 매면서 만만한 상대에겐 시종일관 잘난 척하는 강약약강의 성남을 눈짓과 손짓, 목소리 톤까지 세심하게 조율하며 만들어낸 백현진의 연기는 지식인의 가식과 위선을 통렬하게 풍자하며 유쾌한 웃음을 전하는데 성공했다.

이렇듯 이번에도 역시 믿고 보는 배우로서 진가를 여지없이 입증한 백현진은 차기작들이 줄 선 가운데, 현재 방영중인 tvN ‘해피니스’에서는 엘리트 사이코패스 인물인 오주형 역을 맡아 맹활약하는 등 열일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