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 시장이 대출 규제와 기준 금리 인상, 종합부동산세 부과 등 영향으로 부진에 빠진 모습이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공개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 9월 2천697건으로 2019년 3월(2천282건)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10월 거래 신고건수도 현재까지 1천910건에 그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건수는 9월, 10월 각각 1만1천여건으로 2017년 10월(1만1천22건) 이후 약 4년 만에 최소치다.
거래가 급감하면서 가격도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4%로, 3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전셋값 상승률도 0.12%의 안정세를 보였다.
최근 매매, 전세 거래가 동반 침체에 빠진 가장 큰 원인은 주택시장의 4중 변수로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우선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부터 서울 등 규제지역내 시가 6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되는 등 시중 은행에서 대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3% 후반에서 최고 5%까지 치솟으면서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다. 전세 대출은 아직 DSR을 적용하지 않고 있으나 전세보증금 인상분에 대해서만 대출을 해주는 등 제약이 많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1%대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망세는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종부세 변수도 거래 부진의 한 원인이다. 이달 22일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될 예정인 가운데 추가로 매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매수자들은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내년 3월 치러지는 대선도 관망세를 부추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일제히 주택 공급 확대를 외치고 있으나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정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이에 규제 완화를 기대한 집주인들은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의 변수가 많지만 일단 거래 부진이 지금처럼 지속될 경우 다음 달 이후 본격적으로 집값이 하락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접어들면서 서울 재건축 등 규제 완화와 개발 공약이 제시되면 집값 상승폭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당장 서울시가 연내에 압구정과 여의도 등의 지구단위계획과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전자상가 등의 개발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집값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공급물량 감소도 집값 하락을 부정적으로 보는 배경의 한 요인이다. 내년과 2023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각각 2만491가구와 2만2천85가구로 올해(3만1천457가구)보다 1만가구가량 감소하고 작년(4만9천435가구)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박합수 전문위원은 "대선 정국에서 후보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규제 완화와 개발 공약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변수"라며 "최근 집값이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지만 내년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 신도시 등 토지보상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