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내 삶을 찾겠다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은퇴 후에도 여전히 자녀를 돌보고 있는 비율이 높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늦어지는 결혼과 취업으로 자립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고 있는 자녀, 일명 '캥거루족'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라이나생명의 사회공헌재단이 라이나전성기재단은 중장년 세대의 은퇴 후 사회참여를 주제로 한 '전성기 웰에이징 보고서'를 11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이화여대 연령통합고령사회연구소와 함께 서울 거주 만 55~74세 남녀 1,068명을 대상으로 학력과 소득수준, 성격유형으로 분류해 사회 참여 인식에 대한 심층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현대 사회의 '50+'는 은퇴가 조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생은 지금부터'라는 인식이 강했다. 전반적으로 은퇴를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거나 은퇴 전 삶을 유지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다만 65세 이상이거나 교육수준이 낮은 경우 은퇴를 혼란, 당황, 두려움, 무기력 등 부정적인 정서로 여기는 경향이 짙었으며 새로운 도전이 힘든 나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가족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특히 눈에 띈다. 은퇴 후 내 삶을 찾겠다는 액티브 시니어는 돌봄의 의무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손주나 노부모를 돌보고 있는 비율은 5~6%에 그쳤으며 앞으로도 돌볼 계획이 없다는 답변이 대다수였다. 오히려 현실의 발목을 잡는 것은 자녀였다.
현재 자녀를 돌보고 있는 비율이 14.5%에 달해 손주나 노부모를 돌보는 비율보다 많았다. 늦어지는 결혼과 취업으로 인해 자립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고 있는 자녀가 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경제활동과 사회참여 활동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과반수(55.4%)는 앞으로 경제활동과 사회참여 활동을 함께하고 싶다고 답했다. 경제활동과 사회참여를 함께 하고 싶은 욕구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고 나이가 젊은 집단과 은퇴를 하지 않은 집단에서 두 가지 활동을 함께 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현재 중장년들이 하고 있는 활동은 모두 여가활동으로 휴식이 가장 큰 비중(82.1%)을 차지했고 이어서 친교모임·동창회(72.7%), 여행(52.7%) 등을 꼽았다.
하지만 '하고 싶은 활동'은 건강관리·운동교육(40.9%)이 가장 많았다. 자신의 건강은 스스로 배우고 지키겠다는 욕구가 큰 반면, 이를 위한 충분한 활동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은퇴 후 사회참여활동을 위해선 대부분이 공동체 활동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참여하고 싶은 공동체 종류는 건강 공동체(71.3%), 친목 공동체(66.7%), 여행 공동체(65.5%) 순으로 대부분 여가와 관련됐다.
박미순 라이나전성기재단 사무국장은 "지속적인 사회참여는 삶의 질을 높이고 의미 있는 노후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공동체 활동 속에서 사회적 소속감을 갖고, 자신의 쓸모를 증명할 수 있는 사회참여 프로그램이 있다면 신중년의 노후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