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파리 테러범 "동물도 이렇게 안 다룰 것"

입력 2021-11-03 21:15


2015년 11월 13일 폭탄, 총기 테러로 프랑스 파리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은 테러범이 6년 만에 파리 특별 법원에서 공개 심문을 받았다.

폭탄 조끼 오작동으로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테러범 살라 압데슬람(31)은 2일(현지시간) 재판장 앞에서 자신의 직업을 "이슬람국가(IS) 전투원"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폐쇄회로(CC)TV 2대가 설치된 독방에 수감 중인 압데슬람은 변호인과 심문에서 "신 덕분에 하루 24시간 내내 카메라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견딜 수 있지만, 이는 누군가를 자살로 내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압데슬람은 그러면서 "내가 자살하지 못하도록 카메라를 설치했겠지만, 사생활이 없다"며 "동물들도 이렇게 다뤄지지는 않는다"고 토로했다.

벨기에에서 나고 자란 모로코계 프랑스인인 압데슬람은 기술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직업을 여러 번 바꿨으며 강도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적도 있다.

압데슬람은 테러를 같이 저지른 사람들은 물론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 대부분을 벨기에 외곽 몰렌베크에서부터 알던 사이라고 말했다.

그는 "몰렌베크는 작기 때문에 모두가 서로를 알고 있다"며 함께 범행을 저지른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도박을 하거나, 나이트클럽에 가면서 어울렸다고 전했다.

압데슬람은 당시의 자신을 "신을 생각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과 같은 "서양의 가치에 젖어있었다"고 회상했다.

법원은 이날부터 압데슬람을 비롯한 피고인 20명에 대한 심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테러 생존자와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5주간 증언을 청취했다.

나머지 피고인들은 압데슬람 일당에 물류를 지원하고, 무기를 공급한 조력자들로 6명은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들은 대부분 시리아에서 공습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30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11·13 테러는 프랑스와 독일 축구 대표팀의 친선 경기가 열린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밖에서 액체 폭탄이 들어있는 조끼가 터지면서 시작됐다.

압데슬람의 동생을 포함한 한 무리가 파리 10구와 11구에 있는 식당가를 향해 총기를 난사했고, 또 다른 무리가 공연 중인 바타클랑 극장에 난입해 90명을 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