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자아가 불안한 억만장자 가진 막강한 권력의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민주당이 부자 증세에 실패한 것은 '옹졸한 억만장자들'의 반대 탓이라며 강력한 권력을 가진 이들로 인해 사회 전체가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인구 3억명이 넘는 미국에서 억만장자의 돈은 단 수백 명의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어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려는 민주당의 부자 증세를 저지하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반인과 같이 세금을 부과하려고 하면 어마어마한 부자들이 단호하게 반대하고, 여태껏 이 반대가 성공하는 모습에 대해 2가지 질문을 제기했다.
첫째 질문은 억만장자에게 세금을 매기면 이들이 이 사회를 위해 해온 고유한 일이 멈춘다는 이들의 일관된 주장이 사실인지다.
두번째는 부자가 재산 한푼 한푼을 굳게 지키는 일을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자본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면 억만장자가 일자리 창출을 그만두고 목장이나 그림을 살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자가 세금과 규제에 반대해 활동을 중단하면 경제·사회적 붕괴가 초래된다는 주장은 새로운 건 아니다.
소설가 에인 랜드는 1957년 작품 '아틀라스'(Atlas Shrugged)에서 등장인물 존 갤트가 자기 노력의 과실을 다른 사람이 차지하는 것에 실망해 사회에 대한 기여를 중단하는 상황을 묘사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러나 전후 세율을 대폭 인상하고 강력한 반독점 정책이 시행된 1950년대에도 생산적인 사회 구성원이 세금 등을 이유로 사회 기여를 중단하는 일은 없었다며 이들이 증세에 반대하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400억 달러를 세금으로 내도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이조스 같은 부자가 인생을 즐기는데 아무 영향이 없으며 이들은 돈 버는 것을 게임처럼 여겨 경쟁자를 이기는 데 목표를 둔다고 분석했다.
또 증명할 수는 없지만 머스크 같은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불안정한 자아'며 세계가 자신의 비길 데 없는 위대함을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억만장자에게 월스트리트의 40만 달러 연봉자처럼 세금을 매긴다면 그들은 자신이 독특한 보물이 아니고 자신이 보유한 모든 것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다는 뜻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부자가 일반인보다 더 옹졸한가'라는 질문에 '보통 그런 것 같다'고 답하며 부자는 엄청난 재산에 끌려 주변을 맴도는 아첨꾼 탓에 자기 관점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억만장자는 그들이 얼마나 훌륭한 지만 말하고 얼마나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드는지는 절대 말하지 않는 사람들에 둘러싸이기 일쑤라는 것이다.
이어 중요한 점은 억만장자의 옹졸함에는 막강한 권력이 수반된다는 것이라며 그들의 자아 불안 때문에 우리가 모두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