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운임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운업계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두고 업계의 반발이 거셉니다.
오늘(3일) 오후 두시부터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인데 현장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박승완기자. (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나와있습니다.)
해운업계 불만이 상당한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사가 시작된 지 4년째에 접어들었는데도 결론이 나오지 않아 선사들의 경영활동에 큰 제약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내년에 새로운 선박을 추가하고, 어떤 노선을 운항할지 등 사업 계획을 세워야 하는 시점인데 발목이 잡혔다고 하소연합니다.
김영무 한국해운협회 부회장은 "전 세계가 극심한 물류난에 처한 가운데, 공정위의 조사가 길어지면서 해운업계의 경영 부담은 물론 장기적으로 화주와 국민 피해까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나 본데 쟁점을 짚어보죠.
<기자>
네, 가장 큰 의견차는 선사들의 운임 담합이 적법했는지 여부입니다.
해운법 29조에 따라 선사들이 일정 조건이나 절차를 지키면서 진행한 담합은 공정거래법 적용에서 제외되는데, 이를 어겼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입니다.
공정위 인가를 받지 않았고, 화주들과의 협의도 부족했다는 지적인데, 이에 반해 선사들은 지난 40년간 절차를 지켰으며 아무런 지적도 없었다고 항변합니다.
더구나 동남아 항로는 글로벌 대형 해운사의 공세로 지난 20년간 적자 영업을 해 왔는데, 선사들이 공모해 운임을 올렸다는 공정위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공정위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어떤 파장이 예상됩니까.
<기자>
공정위가 제재를 강행하면 중국, 일본 항로에서도 같은 잣대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전체 과징금은 2조 원에 달합니다.
이는 국적 선사 12개사의 컨테이너선 90척(4,500억 원)을 모두 팔아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최악의 경우 인천이나 평택, 목포 등 지역 항구 물량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국내 선사들이 파산하면서 해외 선사들의 '코리아 패싱'이 가속화돼, 국내 물류망에 타격이 예상됩니다.
나아가 수조 원을 쏟아부은 전국 각지의 항만 산업이 무너지고, 장기적으로 물류 허브 역할도 중국 항구들에게 내주고 말 것이란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