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농구선수 김영희의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1일 '근황올림픽' 유튜브 채널에는 '거인병 걸린, 女농구 은메달리스트..매일 놀림 받는 영웅'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1984년 LA올림픽 당시 여자농구 은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김영희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영희는 키 205㎝의 장신 센터 출신으로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여자농구가 은메달을 따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1987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이후 말단비대증과 그에 따른 저혈당, 갑상선 질환, 장폐색 등 합병증으로 투병해왔다.
그는 근황에 대해 "혼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얼마 전에 크게 아팠어서 2개월 동안 입원을 했다. 병원에서 힘든 고비를 많이 넘겼다"면서 "말단 비대증의 증상이 장기가 커지는 병이기 때문에 예전에 수술했던 자리에 피가 많이 고여있었나 보더라"고 전했다.
이어 김영희는 첫 수술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1986년 아시안게임까지 뛰고 나서 이듬해 11월 훈련 도중 반신 마비가 오고 앞이 안 보였다. 실명할 뻔 했다"며 "머리에 있는 큰 혹이 시신경을 누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진통제만 하루에 15알 넘게 먹었다"는 그는 몸이 아픈 것보다 주변의 시선이 더욱 상처가 됐다고 털어놨다.
김영희는 "뇌 수술 받고 나서 외출을 하면 사람들이 '여자야 남자야', '저것도 인간이냐' 하면서 큭큭 웃더라"라며 "그런 소리가 듣기 싫어서 바로 다시 집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3~4년 간 칩거 생활을 했다는 그는 "불안증, 우울증이 심해져서 밤에는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데도 난방도 틀지 않고 문을 열어놓고 혼자 울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현재 체육 연금으로 매달 70만원을 받고 생활한다는 김영희는 "이번에는 입원해서 치료비가 많이 나왔는데, 어떤 때는 보름도 안 돼 7천원만 남을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배 농구 선수 서장훈과 과거 대표팀에서 함께 운동했던 허재 감독이 응원차 돈을 보내줬다. 정말 마음이 따뜻하다. 고맙더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사진=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