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증시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이러한 추이가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2일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코스피는 3.20% 하락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6.91% 올랐다.
이에 따라 두 나라의 대표 지수 간 차이(S&P500지수 등락률에서 코스피 등락률을 뺀 값)는 10.1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10년대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전 최대는 2011년 2월에 기록한 9.50%포인트였다.
지난달 코스피는 6개월만에 3,000선을 밑돌았다. 반면 S&P500지수는 4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지난 5∼6월만 해도 소폭 우위를 점하던 코스피는 7월에 2.86%, 8월에 0.10% 하락하며 S&P500 지수 대비 각각 5.13%포인트, 3.00%포인트 뒤졌다. 지난 9월에는 코스피와 S&P500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그러다 지난달 코스피는 재차 떨어지고 S&P500지수는 반등하면서 디커플링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두 나라 증시 간 간극이 벌어진 배경에는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우려가 꼽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경기민감업종(시클리컬),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공급망 차질과 관련된 업종 비중이 S&P에서는 28.8%지만 유가증권시장에서는 58.9%였다.
이에 공급망 병목 현상에 대한 우려가 국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경기 여건 측면에서도 미국의 상대적 우위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3분기 연율로 환산하지 않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5%로 한국 성장률(0.3%)을 소폭 앞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간 증시 차별화 현상의 원인으로는 성장 모멘텀(동력) 차이를 들 수 있다"며 "3분기 미국과 한국 간 성장률 격차가 0.2%포인트로 2분기 차이인 0.9%포인트에 비해 둔화했지만 성장 모멘텀 측면에서 미국이 우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채무불이행 위험 등 중국발(發) 리스크,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긴축 리스크도 차별화 현상을 낳는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향후 이러한 디커플링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중국발 리스크 및 공급망 병목 현상의 해소를 확인해야 한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박상현 연구원은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든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진정돼야 한미 간 증시 차별화 현상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공급망 차질의 조기 해소도 주목해야 할 변수"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디커플링 해소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국내 증시의 간극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차이가 좁혀질 만한 계기가 아직 마땅치 않다"며 "코스피가 지난 2주 이상 바닥을 다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점은 그래도 긍정적이나, 상승 탄력을 회복하기까지는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