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소비자..."출고 지연돼 보조금 못받나?"

입력 2021-11-02 17:15
수정 2021-11-02 17:15
반도체 부족으로 전기차 출고 지연
3개월 이내 출고 안되면 보조금 취소
정부 "출고지연 없다"...업계 "반년 지연 전국적 현상"
전기차 계약자, 취소여부 고민
<앵커>

전기차를 구매하신 분들은 차가 빨리 출고되지 않아 많이 답답하실 텐데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차가 제때 출고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전기차를 살 때 지급되는 보조금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만큼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년 가까이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대란.

전기차의 경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반도체 공급이 달려 지금 계약한다 해도 옵션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출고까지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문제는 올해 전기차를 계약한 사람들의 경우, 차량 출고가 내년으로 미뤄지면 이들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당초 금액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기차는 계약 후 석 달 안에 출고되지 않으면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만일 차가 내년에 출고되면 다음 해에 보조금을 다시 신청해야 하는데, 내년엔 보조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공통적으로 국비 보조금은 올해 800만 원에서 내년 600만 원으로 줄어들고, 각 지자체별로 지급되는 보조금 역시 쪼그라들 것으로 보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서울과 경기, 대구, 광주 등 주요 도시의 전기차 보조금은 이미 동이 났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계약 취소를 고민하고 있거나 전기차 구매가 망설여진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구현우 / 직장인 : 요즘 전기차 구매하고 싶은데 차량 출고도 많이 늦어지고, 보조금도 언제 나올지 몰라서 전기차 구매가 아직까진 망설여지네요.]

이에 대해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석 달 안에 차량 출고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제조사 본사에 (출고 납기를) 지속적으로 확인을 해요. 3개월 출고기한 안에 못 나오는 차는 없다고 들은 상황이거든요.]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릅니다.

[기아 대리점 관계자 : EV6는 차가 계약도 많이 돼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문제도 있어서 늦게 나오는 경향이 있고요. 지금 계약하면 (출고가) 내년 6월보다 더 길어지거나 짧아질 수 있습니다.]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음성변조) : (아이오닉 5는) 옵션이 들어가면 (6개월 이상) 지연이 되거든요. 이거는 전국 다 똑같은 납기이고요.]

차가 언제 출고될지 알 수조차 없는 기다림이 계속되면서 전기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