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나친 확률형 아이템 장사로 과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게임사들이 이번에는 줄지어 도박 게임 인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적은 개발 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데다 해외 진출까지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인데, 게임사 본연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소셜 카지노 게임의 홍보영상입니다.
슬롯 머신과 룰렛 등 실제 카지노에서 이뤄지는 도박게임을 모바일로 제공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카지노 출입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카지노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8조원 규모에 달했던 글로벌 소셜 카지노 시장은 5년 뒤에는 10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게임사들도 앞다퉈 소셜 카지노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최근 선데이토즈는 소셜 카지노 게임사를 360억원에 인수하면서 지난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카지노 게임사를 사들였습니다.
더블유게임즈와 미투온 등은 아예 전문 소셜 카지노 게임사로 출범해 해외에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중소 게임사에 이어 대형사인 넷마블도 2조5천억원을 투입해 세계 3위 소셜 카지노 업체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게임사들이 소셜 카지노 시장에 잇따라 뛰어드는 것은 큰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셜 카지노 게임은 IP 즉, 지식재산권 개념이 필요없는 데다 개발 비용도 적게 들어가 이른바 '캐시카우'로 꼽힙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유료화 서비스를 할 수 없지만 북미 등에서는 규제 없이 일반 게임으로 분류되는 만큼 해외 진출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문종 /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 : 소셜 카지노 유저들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차원도 있습니다. 소셜 카지노에서 나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게임을 출시할 때 마케팅에 도움이 되는 구조로 보면 됩니다]
다만 눈 앞의 안정적인 수익만을 몰두하다 자칫 게임산업 본연의 경쟁력을 스스로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위정현 / 중앙대학교 교수 : 게임산업은 결국 새로운 IP를 개발해서 끊임없이 해외로 나가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지만 쉬운 길을 가려는 선택입니다. '게임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부정적입니다]
과거 슬롯 머신 게임 '바다이야기' 사태로 촉발된 사행성 논란도 소셜 카지노에 몰두하는 게임사들이 넘어야 할 숙제로 꼽힙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