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新지수 '임박'…기대반 우려반 ③ [코스닥 VIP 5% 선별]

입력 2021-10-27 17:26
수정 2021-10-27 17:26
"우량기업 5% 선별"...코스닥 대표 新지수 나온다
증권가 "코스닥 新지수, 외국인·기관 자금 유입 기대"
<앵커>



유니콘 기업들이 코스닥 보다 코스피와 해외 증시를 선호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기업 공개(IPO)와 투자시장에서의 '코스닥 패싱' 현상이 더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 혁신을 위한 새로운 카드를 빼 들었습니다.



먼저 코스닥 상장사 중 상위 5% 우량 기업을 선별한 뒤 새로운 지수를 만들어 특별 관리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민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코스닥 상장사 상위 5% 우량 기업들만 편입된 새로운 코스닥 지수가 나올 전망입니다.

지난달 말 거래소가 우량한 혁신 기업들로 구성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 중 상위 5% 내외를 선별해 초우량 기업으로 지정하고 맞춤형 지원을 하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기업 수로 따지면 70~80개 코스닥 상장사가 '특별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기업을 위해 해외 홍보와 상장 지원 등의 혜택을 마련하고 새로운 지수를 만들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자금 유입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거래소는 새로운 지수를 통해 패시브(간접투자)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 대비 기업 수가 절반 가까이 적다는 점에서 차별화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 ETF(상장지수펀드)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많이 투자를 해야 하겠지만 긍정적인 변화들이 기대됩니다. ]

현재 코스닥 기업은 우량기업, 벤처기업, 중견기업, 기술성장기업 등 네 가지 부로 분류되는데, 현재 가장 상위 등급인 우량기업부가 30% 가까이 차지해 특색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거래소는 상위 5% 기업 선별을 통해 사실상 경쟁력 없이 방치된 기존 분류 법을 백지화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거래소는 상위 5%에 속할 기업을 선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 안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내년 초 선보일 예정입니다.

거래소 측은 해외 사례를 벤치마크해 종목 편입과 퇴출을 까다롭게 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비롯해 재무 구조 등 경영 안전성을 기준으로 종목을 선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

<앵커>



앞선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위 5% 기업들로 구성된 새로운 지수를 만들기 위해 관련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증시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별도 분류와 지수를 일찌감치 신설해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해외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업계는 코스닥에 도입될 새로운 기업분류와 지수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문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거래소는 이번 코스닥 내 별도 기업군과 지수 신설을 위해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지난 2006년 나스닥에 우량 기업군인 ‘글로벌 셀렉트 마켓(Global Select Market)’을 포함해 3개 파트로 체제를 개편했고, 북유럽과 영국은 각각 2009년과 2013년 별도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신설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미국 나스닥의 글로벌 셀렉트 마켓 사례를 모델로 삼아 관련 작업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미국 같은 경우에는 2006년 기존 2티어 체제에서 3티어로 바뀐 적이 있는데요. 조금 더 블루칩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최상위 상장 조건들을 만족하도록 하는 글로벌 셀렉트 티어를 만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신설할 종목군·지수의 경우) 코스닥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으나 차별적인 상장 규정과 공시 규정, 경우에 따라서 기업지배구조요건 그런 부분들에 대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래소가 벤치마킹할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은 매출액, 영업이익, 시가총액, 일 거래량 등을 기준으로 한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 조건을 충족한 시총 상위 100개의 비금융기업들은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돼 미국 증권 시장을 넘어 글로벌 증시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에 증권 전문가들은 미국처럼 코스닥 내 별도 초우량 기업군과 지수를 만든다면, 그동안 다수의 불공정거래 사례 등으로 평판이 낮았던 코스닥 시장 전체가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현재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5% 이상인 반면, 코스닥에서는 그 비중이 10% 정도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패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외국인은 물론 기관 투자자의 시선을 바꿀 수 있는 매력 요인이 될 것이라고 증권가는 평가했습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코스닥 시장은) 국내 기관 투자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를 꺼려하는 시장이 됐는데요. 세그먼트를 하나 신설하는 것에 조금 더 높은 평판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들을 묶을 수 있다고 한다면 그런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외면으로 위축됐던 코스닥이 이번 개선안으로 도약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문형민입니다.

<앵커>



이어서 취재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사항을 알아보겠습니다.



증권부 이민재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코스닥 상위 5% 초우량 기업을 선별해 새로운 지수를 만들고 외국인과 기관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건데요. 기대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부분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수를 새로 만들어서 외국인과 기관 자금을 유치하겠다 라는 취지는 알겠는데, 당국이 갑자기 지금 이 카드를 들고 나온 이유가 뭐에요?

<기자>

쿠팡 등 소위 유니콘 기업들이 뉴욕 증시 상장을 선택하는 일이 늘고 있는데요.

야놀자, 마켓컬리 등도 이 대열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코스닥 시장 위기감이 더 커진 것입니다.

기존에 있는 코스닥 우량 상장사들도 코스피로 이전을 검토하는 사례가 확인되는데요.

이런 사례가 과거부터 있었지만 최근에는 더 도드라지는 모습입니다.

당연히 코스닥 시장 차원에서 위기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상위 5% 초우량 기업을 모아서 지수를 만든다고 당장 코스닥 매력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후속 조치가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지수가 만들어지는 것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특히 초우량 기업을 선별해서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는 점도 부각됩니다.

하지만 해당 편입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시장 관심이 쏠려야 이를 추종하는 테마 ETF 등이 다양하게 만들어져 투자 저변이 확대되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 자금이 유입될 텐데요.

이렇게 평판이 좋아지면 코스닥에 상장하려는 유니콘 기업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발생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수 출시 시점을 잘 선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인데요.

현재 코스닥 지수가 1천선을 넘어서는 등 과거 대비 크게 상승 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다소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투자 심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지수를 내놓은 들 외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될 수 있는 시기가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상위 5% 구성 종목을 투자자들이 우량하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할텐데, 이건 어떻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풀어야할 대표적인 숙제로 다른 시장에 비해서 평판이 낮다는 점을 거론합니다.

일부 코스닥 기업들 경우를 보면 타 시장 대비 불공정 거래 등의 사례가 잦고 이런 게 알려지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평판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생겼는데요.

그런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모아둔다고 평판이 올라가긴 어렵습니다.

거래소는 이에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ESG 경영을 이들 코스닥내 VIP 선별 기준으로 꼽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중에서 지배 구조 부분에서 상장사들의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편입을 유지하는 동안에 해당 기업들에 문제가 없는지 계속해서 살펴 투자 심리가 꺾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더불어 이번에 거래소가 계획 중인 분류 법이 과거부터 논의됐지만 이제 추진되는 것을 볼 때 차별화 포인트가 있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기업들이 유지 비용을 고려할 때 해당 지수 편입 등에 강점이 있어야 편입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거래소 등이 어떤 혜택을 내놓을 수 있을 지가 관건입니다.

<앵커>

선별 방식이 중요한데, 구체적인 내용이 나왔나요?

<기자>

거래소가 다각도로 검토 중입니다.

선별 기준에 있어서는 기존 시가총액 상위 등 기준에서 벗어나 재무 구조, ESG 경영 등을 검토 항목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별 방식에 있어서 더욱 공정성에 신경을 써야 할 텐 데요.

주가지수 위원회 처럼 외부 평가 기관 등을 통해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상위 5% 지수가 새로 생기면, 기존의 코스닥 지수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영향을 받는 게 있을까요?

<기자>

초우량 기업에 돈이 몰린다면 이를 포함한 코스닥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해당 우량기업이 속한 곳이 코스닥 시장이기 때문인데요.

다만 그 안에서 초우량 기업과 여기에 속하지 않은 기업 간 자금 유입에 있어 희비가 갈릴 수 있는 우려도 있습니다.

<앵커>

방식이 공정하다 하더라도 코스닥 글로벌에 속하지 않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해당 기준의 경계선에 있는 기업들 경우 반발이 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관련 세미나 등을 열고 상장사들의 의견을 들을 계획입니다.

거래소는 이를 통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네, 증권부 이민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