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의 '소품 총 발사' 사건의 전말이 현지 언론을 통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연예 전문매체 TMZ는 당시 사고가 일어난 영화 '러스트' 촬영장의 스태프들이 문제의 소품용 총을 촬영장 밖에서 '오락'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화 제작진과 직접 관계된 다수의 증언에 따르면 영화 작업이 진행되지 않는 시간에 스태프 중 일부가 촬영장 외부에서 이 총으로 실탄 사격 연습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을 고려해 보면 실탄 사격 이후 약실이 비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참사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또 촬영장에서 실탄과 촬영용 공포탄이 같은 장소에 보관됐고 참사가 발생한 직후 출동한 경찰이 이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이 역시 소품용 총에 실탄이 장전될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 있는 정황이라고 TMZ는 지적했다.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조엘 수자 감독 등 현장 스태프의 경찰 진술 내용이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다.
수자 감독에 따르면 당시 볼드윈은 교회 건물 세트장 안에서 카메라를 향해 총을 겨누는 동작을 연습했다.
수자 감독은 사고에 앞서 데이브 홀 조감독이 볼드윈에게 '콜드 건'이라면서 총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콜드 건'은 실탄이 없고 공포탄으로 채워진 소품 총이라는 뜻의 미국 영화계 용어다.
스태프의 진술서에 따르면 홀 조감독은 촬영장 총기 담당자가 교회 건물 밖 수레에 놓아둔 소품용 총기 3정 가운데 하나를 집어 들어 볼드윈에게 전달했다.
촬영 스태프 중 한 명은 볼드윈이 촬영장에서 총기를 다룰 때 매우 신중했다고 경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수자 감독은 피해자인 헐리나 허친스의 뒤쪽에 있다가 어깨에 총상을 입어 치료 중이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볼드윈은 사고가 발생한 뒤 "왜 나에게 '핫 건'(Hot Gun. 실탄이 장전된 총)을 준 거냐"며 절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볼드윈은 지난 24일 피해자 허친스의 남편과 아들을 직접 찾아가 위로를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