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유, 초유의 수익모델"…SM·하이브·NC의 플랫폼 삼국지

입력 2021-10-25 18:00
버블, 규모의 위버스·기술력의 유니버스와 3강 체제
"최소 시총 8천억 원…투자 가치 '높다'"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디어유가 상장을 앞두고 26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전체 공모주식 수는 330만 주로 희망가격은 1만 8천 원에서 2만 4천 원이다. 이틀간의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정한 다음 내달 1~2일 일반청약을 거쳐 같은 달 중순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어유는 주당 평가가액을 2만 7,332원으로 책정했다. 주가수익비율(PER) 53.46배를 적용한 수치인데, 비교 기업으로는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카카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을 선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고평가 논란이 나오지만 디어유는 최근 화두인 플랫폼과 메타버스 결합한 사업모델을 갖춘 만큼 합당한 몸값이라고 자평한다.

디어유는 연예인과 팬의 1 대 1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 '디어유 버블(DearU bubble)'이 대표 서비스다. 아티스트는 구독자에게 수시로 글자와 음성메시지, 사진, 동영상 등을 보내고, 팬들은 아티스트의 개인 메시지를 받은 듯한 경험을 누린다. 현재 구독수는 120만 건(2021년 8월 기준)이 넘고, 구독 유지율은 90%가 넘는다.

상장에 성공하면 디어유는 최대 792억 원(공모가 상단 기준)의 '실탄'을 챙길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로 업역을 확대하는 한편 메타버스 진출을 서두를 복안이다. 안종오 디어유 대표이사는 "팬더스트리('Fan(팬)'과 'Industry(산업)'의 합성어)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상장을 통해 글로벌 No.1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메타버스 등 신규 서비스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비슷한 사업 모델로는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위버스,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등이 있다. 현재 국내 주요 가수 대부분은 이미 각각의 플랫폼에 소속돼 있어, 해당 시장은 이들 기업의 3분할 상태다. 곧 확장성을 위해선 해외 아티스트 확보가 필수적이란 의미다.

규모 면에서는 BTS에 힘입은 위버스가 압도적이다. 여기에 BTS 못지않은 팬덤을 보유한 블랙핑크가 입점했고,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 해외 스타와도 손을 잡았다. 내년 초를 목표로 진행 중인 네이버 브이라이브와의 합병 역시 위버스의 질주에 힘을 싣는다.

NC소프트가 올해 1월 선보인 유니버스는 후발 주자로서의 차별화가 돋보인다. 앞선 플랫폼들을 계승·발전한 서비스를 내놓은 건데, 게임사로서 쌓아온 기술력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게임적 요소를 접목시킨 점도 강점이다. CJ ENM과의 사업 협력을 통해 강다니엘, 더보이즈, 몬스타엑스 등 막강한 아티스트 라인업도 갖췄다.

이렇듯 규모의 하이브, 기술력의 NC가 국내외 팬심(心)을 공략해 나가는 상황에서 SM엔터테인먼트로서도 디어유의 상장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과제다. 아티스트 확보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사업모델 특성상 선점 효과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역시 최근 '콘텐츠-플랫폼-메타버스'로 이어지는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큰 만큼 상장을 성공시켜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단 포부다.

증권가에선 디어유의 시가총액 눈높이를 최소 8천억 원 이상으로 분석한다. 한화투자증권은 25일 보고서에서 디어유가 2022년 연간 매출액 703억 원, 영업이익 310억 원(2021년 2분기 매출액 100억 원, 영업이익 30억 원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인해 연구원은 "전 세계 증시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수익모델"이라며 "셀럽의 추가 영입을 통한 구독자 순증 실적만으로도 (영업이익) 최소 200억 원 초중반대는 가능해 디어유에 대한 투자가치는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