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매수심리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에 더해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 정부의 추가 대출 규제 발표 예고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8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1.6으로, 지난주(101.9)보다 0.3포인트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6주 연속 하락세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뜻이다.
서울은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 담긴 '2·4대책' 발표 이후 매수 심리가 진정되면서 4월 첫째 주 이 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내려갔으나 한 주 만에 반등해 4월 둘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28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다만 9월 첫째 주 107.2에서 둘째 주 107.1로 내린 데 이어 이후 주별로 104.2→102.9→102.8→101.9→101.6을 기록하며 6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선인 100에 점점 다가서는 상황이다.
부동산원은 집값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이어지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모든 권역에서 매수 심리가 진정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동남권은 지난주 100.5에서 100.4로 내리며 기준선에 바짝 다가섰고, 서북권도 101.4에서 100.8로 내렸다. 도심권(102.5→101.8)과 서남권(102.1→101.9), 동북권(102.7→102.5)도 모두 내렸다.
수도권 전체로도 101.9에서 101.6으로 하락했다.
최근 2주 연속 지수가 상승했던 경기(107.4→106.0)와 인천(109.2→108.4)의 매수심리도 모두 꺾였다.
지방의 매수심리도 진정되는 분위기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전체는 103.9,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102.4, 경기를 제외한 8개 도는 105.3을 기록해 모두 2주 연속 하락했다.
민간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의 KB리브부동산 통계로도 이같은 추세는 확인된다.
리브부동산 조사에서 수도권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 100.6에서 이번주 91.5로 떨어져 19주 만에 기준선(100) 밑으로 내려갔다.
서울은 94.5에서 86.1로, 경기는 101.9에서 90.8로 각각 전주 대비 크게 내리며 매수심리가 크게 꺾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110.6→108.2) 역시 전주 대비 지수가 하락했으나 여전히 기준선을 상회했다.
전세시장 수급 분위기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부동산원 조사 기준 102.3으로 지난주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권역별로는 서남권(102.7→103.2)이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도심권(103.2→102.7), 동북권(103.9→102.5), 서북권(102.5→102.1), 동남권(101.7→100.9) 등 4개 권역은 모두 내렸다.
경기는 104.3에서 104.2로, 인천은 105.5에서 103.8로 각각 하락했고, 수도권 전체로는 104.3에서 103.5로 내렸다.
부동산원은 "서울의 경우 높은 전세가 부담 등으로 매물이 다소 증가했으나 가을철 막바지 이사 수요로 역세권과 학군이 양호한 지역, 중저가 지역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는 전국적으로 작년 6월 이후 1년 4개월 동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