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퇴직간부가 5천만원 들여 만든 회사, 588억 벌어들여" [2021 국정감사]

입력 2021-10-21 09:37


한국토지주택공사(LH) 퇴직간부 A씨가 설립한 S건축사사무소가 LH로부터 588억원 상당의 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법인의 등기에 따르면 2014년 1월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설립됐고, 2019년 2억원으로 증자됐다.

국회 김상훈 의원(국민의힘)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S사는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LH로부터 설계용역, 건설사업관리용역 등 총 42건, 588억원을 수주해 건축사사무소 중 수주 4위에 올랐다.

S사를 제외한 나머지 수주 상위 1~7위까지 건축사사무소의 업력은 최소 21년에서 36년에 이른다.

현재 S사의 대표는 B씨가 맡고 있는데 B씨 역시 LH 출신으로 상임이사로 퇴직했다.

B씨는 작년 4월 퇴직 후 6개월만인 10월 S사 대표로 취임했다.

A씨와 B씨는 모두 건축직렬로 2011년경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는데 직속 상사, 부하 관계였다.

B씨가 2018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C본부장(상임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S사는 LH로부터 총 14건을 수주했는데 그 중 9건이 C본부 소관부서가 발주한 용역이었다.

같은기간 C본부가 발주한 용역 중 수주 1위 업체는 6건, 2위 2위 1건, 3위 1건, 5위는 0건이었다.

또, S사가 수주한 용역 중 6건을 제외하고 계약 발주부서의 당시 책임자급 인사인 본부장, 처장들도 A씨 또는 B씨와 같은 부서, 지역본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S사는 설립 당시 아무 실적도 없었음에도 첫해 공동주택(아파트) 설계용역 등 3건을 수주했다.

2016년에는 같은 날 울산 OO지구, 의왕 OO지구 아파트 설계용역을 따냈다.

S사는 설립 이후 5년간 건설사업관리용역을 수주한 실적이 전혀 없었으나, 갑자기 2019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무려 14건을 수주했다.

2021년에는 같은 날 인천 OO지구 아파트, 고양 OO지구 아파트 건설사업관리용역을 수주하기도 했다.

설립 2년만인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설계용역 우수업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건설기술 설계용역 최상위업체(S등급), 2018년 Housing Design Awards 등 총 8차례나 LH로부터 수상했다고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

이에 김상훈 의원은 "이외의 몇몇 건축사사무소들도 S사와 유사한 형태로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전관예우 수준을 넘어 전·현직들끼리 일감을 몰아주고 퇴직 후 자리를 보장해주는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본격적인 감사나 조사를 한다면 이 같은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제2의 LH사태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