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들어 Z세대 보라…암호화폐, 올해 제도권 진입할 것"

입력 2021-10-20 12:30
수정 2021-10-20 12:37
'미국판 다보스포럼'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제도권화가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빌 타이 악타이글로벌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1’에서 "올해가 암호화폐가 주류 시장으로 들어오는 원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든 젊은 유권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 정치권에 큰 압력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빌 모어헤드 판테라 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날 출시된 비트코인 선물 ETF가 암호화폐 제도권화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에서야 (비트코인 현물 ETF가 아닌) 선물 ETF가 출시된 것은 솔직히 말하자면 시대에 뒤처진 일이지만 그 자체로는 위대한 행보"라고 평가했다.

당국이 관련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도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미국 국세청(IRS)이 장기양도소득세 처리가 가능하도록 암호화폐를 화폐가 아닌 자산에 가까운 성격으로 규정한 점 역시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멜템 데미러스 코인쉐어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젊은 세대들의 행동 양식이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한 '웹 3.0' 시대를 맞아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펜데믹 이후 이른바 Z세대들이 노동 대신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통한 가치 창출과 메타버스 활동, 코인 투자 등으로 더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규제 당국의 속도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사업자나 이용자들의 기반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뿐 변화하는 흐름 자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전망을 내놓은 이들이 블록체인 초기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던 투자자·기업가들인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댄 모어헤드는 미국 최초의 가상자산 전문 투자업체 판테라캐피탈의 창업자다. 빌 타이 악타이 글로벌 회장과 멜템 데미러스 코인쉐어스 CSO 역시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술 옹호론자로 꼽힌다.



같은 날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도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아크인베스트 역시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선물 ETF를 신청한 상태다. 우드 CEO는 밀컨 콘퍼런스 현장에서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해서 기쁘다"며 "다만 선물 ETF는 세금 문제와 롤오버 등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기관투자자들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