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자본력을 가진 거대 해외 OTT의 한국시장 공습이 매서운 가운데 토종 OTT 티빙 또한 해외 공략에 나선다. 내년 일본과 대만을 10개국에 진출한단 계획이다. 주요 거점 국가에선 직접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글로벌 K콘텐츠 열풍을 선도해 나간다는 포석이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18일 독립법인 출범 1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개최한 ‘티빙 커넥트 2021′에서 “라인을 포함한 글로벌 메이저 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내년 일본과 대만, 2023년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주요 국가에 D2C(기업-소비자 직거래) 서비스를 출시하고 운영함으로써 (모회사인) CJ ENM의 콘텐츠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로컬(현지) 콘텐츠를 수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과 대만은 SVOD(넷플릭스·티빙 같은 유료 구독형 OTT)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고 K콘텐츠의 인기가 증명돼 향후 동남아 시장으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염두에 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또한 K콘텐츠 팬덤이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들 국가를 우선 진출국으로 삼고, 향후 유럽, 중남미 등 10개국 이상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티빙이 현지 구독자들을 모으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메신저 라인과의 협업이다. 라인은 서비스 출범 10년 만에 약 2억명의 글로벌 월간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라이프 플랫폼'으로 성장했고, '국민 메신저'로 사랑받고 있다.
또한, 티빙은 해외 방송국이나 OTT 플랫폼과 협업해 콘텐츠를 유통하는 대신 직접 현지 플랫폼을 만들고 구독자를 끌어모음으로써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한단 방침이다.
현재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구독자 수는 각각 2억명, 1억2000만명인데 국내 서비스에 한정된 티빙의 구독자 수는 300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23년까지 국내 가입자 수를 800만명으로 늘리고, 해외 사업을 구체화 한 뒤에는 이 목표를 상향한단 계획이다.
해외 진출뿐 아니라 국내 확장 전략도 제시했다. 내년부터 삼성전자, LG전자의 스마트TV에서 티빙 서비스를 지원하고 넷플릭스처럼 리모컨에 티빙 전용 버튼을 추가하겠다는 것.
국내에선 모바일뿐 아니라 TV로 이용층을 확대하고 해외에선 전 세계 TV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티빙 이용자 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티빙은 넷플릭스, 디즈니+ 등과 해외에서 경쟁하기 위한 자금 실탄 마련에도 나선다. CJ ENM은 최근 노무라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