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AMD' 강세…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 초읽기

입력 2021-10-18 18:01
수정 2021-10-18 18:01
<앵커>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조 기자, 오늘 이야기 할 기업은 어딘가요?

<기자>

요즘 미국 주식시장은 연일 '어닝 서프라이즈' 뉴스가 나오면서 기업 호실적이 증시를 이끄는 모습이죠.

오늘 저희가 이야기 할 기업도 바로 월가의 실적 기대감이 높은 AMD, Advanced Micro Devices입니다.

<앵커>

AMD의 약자가 그러했군요. 한글로하면 '첨단 미세 장치'라, 굉장히 정직한 이름입니다. 티커도 AMD였네요.

미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히 뭘 만드는 회사에요?

<기자>

컴퓨터용 반도체인 CPU와 GPU를 둘 다 생산하는 회사인데요.

인텔, 그리고 엔비디아와 동시에 경쟁하는 유일무이한 회사입니다.

CPU 시장에서는 라이젠 제품군으로 인텔과 경쟁하고 있고, GPU(그래픽카드) 시장에서는 라데온 라인업으로 엔비디아 지포스에 맞서고 있습니다.

사실 두 경쟁사 모두 만만치 않은 빅테크고, AMD는 한 6~7년 전만 하더라도 소비자의 선택을 거의 받지 못하던, 그야말로 부도 위기 임박까지 갔던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AMD의 주가가 인텔의 두 배를 웃돌고 있거든요. 오늘은 어떻게 AMD가 부활했는지 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AMD 주가가 인텔에 2배에 달한다고요? 몰랐네요.

<기자>

네, 지난 금요일장 종가 기준으로 AMD 주가가 $112.12, 인텔은 $54.46 입니다.

사실 AMD 이야기를 하려면 인텔을 떼놓을 수가 없는데요. 설립시기도 AMD가 1969년, 인텔은 한 해 앞선 1968년 비슷합니다. 하지만 앞도적으로 인텔이 우위를 점해왔었죠.

그런데 주가 흐름을 보면 두 회사의 주가가 역전된 것이 바로 지난해 7월이었습니다.

그 후 AMD의 주가는 계속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인텔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40~60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인텔도 반격을 예고했는데, 인텔의 이야기는 다음에 해보도록 하구요.

AMD 주가에 대해서 하나 더 이야기해보자면, 2014~16년 당시만 해도 AMD의 주가는 2~4달러대 였습니다.

<앵커>

얼마 안되긴 했지만 그 유명한 인텔을 앞질렀다는 건 뭔가 강력한 무기가 있는 모양이네요.

불과 5~6년 전만 해도 2달러였던 주가가 지금은 110달러를 넘었다고 하면, 무려 50배가 뛴 겁니까?

<기자>

네. 부활의 아이콘라 해도 손색이 없죠.

AMD는 2011년 이후 잇단 제품 개발이 실패하면서 시장 점유율은 한자리 수대로 떨어지고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분류되는 등 그야말로 회사의 존폐가 거론되는 회사였습니다.

<앵커>

그사이 엄청난 반전이 있었다 이거네요.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결국은 리더, 기업을 이끄는 수장이 핵심이었습니다.

2011년 AMD에 합류하고, 2014년 CEO 자리에 올라 본격적인 AMD의 성장 시대를 연 리사 수 박사입니다.

리사 수 CEO는 이전에도 텍사스인스트러먼트나 IBM 등에서 일하면서 반도체 기술 연구과 개발에서 탁월한 업적을 내온 인물인데요.

AMD의 CEO가 된 이후 바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들고, 고성능 데스크탑 신제품 출시를 아예 포기하고 모든것을 갈아 엎은 새로운 CPU 아키텍쳐 개발에 올인을 택합니다. 간간히 게임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에 들어가는 중저가 APU라인업만 선보이면서 말이죠.

그리고 또 한 명의 핵심 인물, ZEN 아키텍처를 설계한 디렉터 짐 켈러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짐 켈러는 이후에도 애플과 테슬라, 그리고 다시 인텔로 돌아가는 등 '마이크로 프로세서 설계의 신'이라고도 불립니다.

ZEN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나온 라이젠이 AMD의 6년의 슬럼프를 딛고 일어서는 바탕이 됐죠. 물론 초기에는 싱글코어 성능이 낮아서 인텔에 비해 경쟁력이 뒤쳐졌지만, 가성비 부분에서 인텔을 압도했고요. 지속적인 개발과 TSMC의 최신 공정 도입으로 지난해 나온 3세대 라이젠의 경우 인텔의 동급 CPU보다 16% 성능이 높고, 가격은 절반 수준을 유지해 마켓쉐어가 50%에 가깝게 올라왔습니다.

<앵커>

'가격은 낮은데 성능은 높였다' 한마디로 기술력이 승부처였다는 건데, 반도체 회사라고 하면 또 요즘 공급부족 사태를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그 영향은 없습니까?

<기자>

반도체 공급 부족현상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죠.

리사 수 CEO도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반도체 제조기업들이 생산설비 확충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설비 확충에 평균적으로 18~24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빨라도 내년 2분기, 사실상 하반기로 가야 부족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통상 반도체 주문받고 납품하기까지 평균 13주 가량이 걸린다고 하는데, 올 3분기에는 22주까지 늘어났다고 합니다.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런 사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요.

AMD는 이번 공급부족 사태에 주력 모델인 중저가 라인업 생산을 줄이고, 대신 평균판매단가가 높은 고부가 가치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매출액 기준으로 점유율을 올리는 것이죠. 마침 팬데믹과 맞물려 데이터센터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서버용 CPU에서의 약진이 눈에 띄었습니다.

<앵커>

앞서 3분기 실적은 다음주 발표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월가 예상은 어떻습니까? 이번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이 되나요?



<기자>

기대가 높습니다.

먼저 간략하게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마진은 전년대비 2배, 수익은 3배 이상 증가하는 아주 만족스러운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지금 보시는 그래프가 바로 매출 추이인데 2분기 매출액이 38억5천만달러, 전년 19억3천만달러의 2배를 기록했죠.

매출 중 영업이익은 무려 48% 입니다. 100만원 팔아서 48만원 절반 가까이 이익으로 가져간다는 거죠.

자세히 살펴보면 소비자용 CPU/GPU 판매 증가는 물론이고, 데이터센터와 게임 부문의 매출이 거의 3배 증가했습니다. 특히 앞서 말씀드린 마진율이 큰 서버용 에픽 프로세서 판매가 수익 증가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 3분기는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는 것이 월가의 전망입니다.

FactSet에 따르면 다음 3분기 매출 40~42억달러가 전망되고, EPS(주당순이익)는 $0.66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2분기가 $0.58였는데, 이 보다도 더 강력한 역대급 실적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죠.

또 자일링스 인수 올해 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장은 자일링스 빼고도 AMD 2021년 매출 6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에 최근에 신제품 출시 소식도 있었다면서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AMD는 지난주 12일 라이젠(CPU) 프로세서 출시 5주년 맞아서 차세대 비전과 신제품 출시 계획 밝혔습니다.

먼저 내년 1분기 기존 ZEN3에 3D V 캐시를 적용한 모델을 출시하고, 또 하반기에 차세대 ZEN4 아키텍처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최근 신제품 발표가 없었던 AMD에게 내년은 아주 뜨거운 한 해가 될 전망입니다.

관련해 기술 마케팅 총괄 디렉터, 로버트 할록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로버트 할록 AMD 기술 마케팅 총괄: 3D V 캐시를 통해 게임 성능이 평균적으로 15%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게임은 메모리를 좋아하죠. 2022년 1분기 출시가 예정되어 있고 이를 통한 매출 확대가 기대됩니다. 많은 추측이 있지만, 현재 계획은 그렇습니다. 그리고 나서 내년 하반기에는 ZEN4 새로운 제품이 출시 예정입니다. 새로운 플랫폼과 기술 등 차세대 아키텍처 도입으로 계속된 변화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특히 ZEN4는 5나노 공정을 도입하면서 또다시 인텔을 압박하는 모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4분기 출시될 인텔의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7나노 공정에 기반되죠. 2022년 AMD와 인텔의 마켓쉐어 경쟁이 또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간단하게 월가 분석도 전해주실까요.

<기자>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나온 리포트만 우선적으로 살펴보면, 대부분 매수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8개사 중에 5개사가 'Buy/Outperform'을 제시했고, 나머지 3개사 중 시티그룹과 BMO캐피탈의 경우 매도에서 중립으로 투자 의견을 상향했습니다. 특히 시티그룹의 목표가 변화가 좀 눈에 띄죠. 7월에만 두 번 목표가를 상향해서 17달러에서 100달러까지 높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월가의 목표주가는 110달러에서 최고 150달러선까지 분포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토크빌 자산운용의 존 페트라이즈는 "반도체 부족 사태의 최대 수혜주를 하나 꼽으라면 AMD를 꼽겠다"라고도 한 바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지금까지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