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아닌 '술방' 뜨는데…청소년 음주 조장 우려도

입력 2021-10-17 10:47


최근 '술방(술을 마시는 방송)' 시청이 늘어나면서 술방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술방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먹방'과 달리 다양한 주류·술과 어울리는 안주를 소개하면서 시청자와 소통하는 콘텐츠다. 술방은 과거에도 있어왔지만,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술자리가 줄어들면서 시청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술방 보는 이유 1위…"재미로"

사람들이 술방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이화여대 미디어학부 강승미 박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재미있어서'가 술방을 보는 가장 큰 이유였다. 강승미 박사팀이 술방을 시청한 적이 있는 성인 남녀 3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술방을 보는 이유 1위는 재미, 2위는 술과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로 나타났다. 또한, 술을 거의 마시지 않거나 전혀 마시지 않거나 사람에 비해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습관적으로 술방 시청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주류 광고 수단·청소년 음주 조장 고민해야

그러나 술방에 대한 역기능도 간과할 수 없다.

강승미 박사는 "유튜브 등 소셜 비디오 플랫폼에서의 술방이 주류 광고/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며 "정부가 2021년 6월 30일부터 옥외 술 광고 금지, TV 술 광고 규제 강화 조치를 시행함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유튜브 등 소셜 비디오 플랫폼에서의 광고는 더욱 확대될 여지가 크고 ‘뒷광고’등이 술방에서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칫 잘못하면 청소년 음주를 부추길 위험도 있다. 현재 국내 유명 술방은 유튜브에서 미성년자 금지 콘텐츠로 분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해당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도출되면 과도한 음주나 음주 자체에 대해 긍정적 인식이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로 먹방을 봤을 때 시각 자극으로 충동과 관련한 뇌 쾌락 중추가 활성화된다는 연구가 있다. 먹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 불필요한 음식 섭취가 생길 수 있는데, 먹방이 아닌 술방도 비슷한 맥락으로 접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