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돈 값어치 급등 '미스테리'..."디플레이션 초래 가능"

입력 2021-10-15 10:53
수정 2021-10-15 13:12
"北 화폐 가치, 경제 상황 악화에도 급등"
"외화 사용 금지 정책 영향"
"상승 지속 시 디플레이션 초래 가능"


최근 북한에서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고가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북한에서 불가사의한 현상이 목격되었다"면서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원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원화 가치는 지난해 달러 대비 15% 가까이 증가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무려 25% 넘게 급등하며 지난 201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경제는 대규모 홍수 피해, 전례 없는 경제 제재,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 등으로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20년 만에 가장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한 바 있고, 북한 주민들 역시 10년 만에 최악의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통상적인 경우 경제가 무너질 때 통화 가치가 하락하지만 북한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 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북한의 원화 가치 상승에 여러 배경이 있다고 전했다.

먼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가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수입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 점이 원화 가치를 상승시켰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2020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달 90% 이상 감소하고 있는데, 수입량이 줄어들면서 해외 통화에 대한 수요도 감소한 것이다.

이어서 북한 당국의 외화 사용 금지 정책 역시 원화 가치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 역시 지난해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평양 소매점에서 달러화나 전자 외화 선불카드인 나래카드를 받지 않고 대금을 원화로 요구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북한 주민들에게 걷는 재원 역시 원화로 일원화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 체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락다운 기간 동안 원화 가치를 끌어올려 국가 통제권을 강화시키겠다는 의도이다.



이 같은 북한 당국의 조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원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계속 올릴 경우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원화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이 특히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면서 최악의 경제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