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평가 권위자' 다모다란 "중국 규제는 기회"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입력 2021-10-14 17:24
수정 2021-12-10 16:57


<앵커>

워런 버핏과 피터 린치 등 가치평가의 계보를 잇는 세계적인 석학으로 바로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가 꼽히는데요.

한국경제TV가 '가치평가의 학장'이라 불리는 다모다란 교수과 인터뷰를 통해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제, 시장에 미칠 영향을 물어봤습니다.

다모다란 교수는 결국 기업의 가치와 시장에서 평가되는 가격 사이의 괴리를 주목했는데요.

특히 최근 중국 빅테크의 경우 중국의 규제가 오히려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Q. 현재 경제 상황을 인플레이션으로 진단하시는지, 또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평가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 우리가 지난 10년 동안 체감했던 인플레이션보다 현재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인정해야 됩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사실이죠. 인플레이션이 길어지는 데에는 이유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현재 술 취한 선원들처럼 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라고 함은 정부, 은행이죠. 이들은 계속해서 돈을 찍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보면 이런 행위는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이성적인 사람들이 어떠한 제안을 해도 말이죠. 우리가 만약 수십억이 아닌 수조 달러를 계속해서 사용하면 요술램프에 담긴 인플레이션이라는 지니가 밖으로 나올 확률이 높아집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나올 만한 상황을 현재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심각할지에 있죠. >

Q. 가치평가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무엇을 주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숫자와 스토리를 결합하는 방식의 평가를 강조해오셨는데요.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 최소 25년 이상되었고, 매년 3~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제조업체의 경우 기업의 현금 흐름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경우 저는 기업의 재무 상태를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일 겁니다.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지, 현금 흐름 상태는 어떤지를 주로 분석하겠죠. 반면에 최근 매출이 굉장히 낮은 성장주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 인도의 소마도나 미국의 에어비엔비의 경우에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볼 겁니다. 이런 경우 기업의 현금 흐름보단 회사의 미래 성장 가치를 주로 분석할 겁니다. 결국 기업 별로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의 현재 상황에 맞춰서 초점을 두는 분야도 달라지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주가수익비율을 토대로 투자하는 것을 압니다. 낮은 주가수익비율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투자할 경우 사람들의 포트폴리오에 성장주가 담길 수 없게 됩니다. >

Q. 교수님께서 실제로 어떻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시는지 궁금합니다.


반면에 저는 아마존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상당히 뛰어난 기업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아마존의 주가는 지금 매수하기에 너무 높습니다. >

Q. 최근 중국 빅테크 알리바바와 텐센트, 징동닷컴, 그리고 디디까지 가치평가 분석을 내놓으신 바가 있는데요. 저희 시청자들에게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 제가 그동안 알리바바와 텐센트, JD닷컴을 쭉 좋아했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 조치 전에는 이 기업들의 주가가 지나치게 높아서 매수할 마음까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알리바바가 40~50% 넘게 하락한 지금 알리바바에 대한 관심은 예전과 달리 다시 생겼습니다. 상황이 많이 변했지만 저는 지금 시점이 알리바바를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투자를 할 때 '절대로 안된다'라는 생각을 버리셔야 됩니다. 특정 기업을 보고 '나는 이 기업을 절대 사지 않을꺼야' 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되는거죠. 기업의 주가가 적당하다면 주식 매수를 고려해볼 수 있어야 합니다. 반면에 기업의 주가가 적당하지 않다면 투자 고민을 하지 말아야겠죠. >

Q. 또다시 급등세에 오른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 비트코인의 문제는 수집할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수집품은 다른 것들이 무너질 때 본질적인 가치를 내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2월, 3월에 전 세계 주식 시장이 무너졌을 때 금은 자신의 가치를 유지했습니다. 반면에 비트코인은 50% 넘게 떨어졌죠. 이건 수집품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 것을 알고 있지만 이건 마치 "저 길거리 미치광이가 저의 제품을 샀기 때문에 당신도 제 제품을 사야됩니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엘살바도르는 실패한 국가입니다. 이는 '비트코인이 전 세계 통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느냐'에 대한 좋은 사례는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