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고의 충돌 아냐, 동료 비하는 사과"

입력 2021-10-11 16:19
수정 2021-10-11 16:19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가 동료 선수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과거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 중 동료 선수와 고의 충돌을 시도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심석희는 11일 매니지먼트사 갤럭시아에스엠을 통해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특히 기사를 접하고 충격받았을 김아랑과 최민정,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심석희를 상대로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측이 법정에 제출했던 '변호인 의견서' 내용이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는 심석희와 국가대표팀 A 코치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적인 문자 메시지들이 담겼는데, 최민정과 김아랑 등을 향한 욕설도 포함돼 있다. 최민정에 대해서는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스티븐 브래드버리(호주)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앞서 달리던 선수들이 한데 엉켜 넘어지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이 충돌해 넘어졌고, 두 선수 모두 메달을 놓친 바 있어 해당 대화 내용이 고의 충돌을 의미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이에 대해 심석희는 "기사에서 브래드버리를 언급하며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올림픽 결승에서 일부러 넘어진다거나 이 과정에서 다른 선수를 넘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실제로도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와 최민정은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를 추월하고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사용한다. 해당 경기에서도 각자의 특기를 활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넘어진 것은 두 선수 모두에게 안타까운 부분"이라면서 "고의로 최민정을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이다. 추후 진상조사 등이 이뤄져 많은 분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다른 선수들을 향한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서는 거듭 사과했다.

심석희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코치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진천선수촌을 탈출하는 등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로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 점은 현재까지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사를 읽고 선수들이 큰 상처를 입었을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쇼트트랙에 관심을 주시고 응원해주신 국민과 선수, 관계자분들이 충격받으셨을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과거의 미성숙한 태도를 뉘우치고, 깊은 반성과 자숙을 통해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