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이 다 되어가도록 여름 더위가 이어지면서 무, 배추, 마늘 등 겨울철 채소류 농사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11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오르는 더위가 이달 들어 남부지방에서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평년 기준으로 8월 하순(26∼31도)에 해당하는 늦더위가 열흘가량 이어져 전남 곳곳에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10월 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썼다.
영광 31도, 강진 30.4도, 광양 30.3도, 해남 29.7도, 보성 29.6도, 순천 29.4도, 진도 28.8도, 흑산도 28도 등 이달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동안 10월 하루 최고기온 최고 극값 경신이 이어졌다.
전날 낮 최고기온도 광주 광산 31.8도, 곡성 옥과 31.4도, 나주 다도 31.3도, 담양 31.2도, 해남 현산 30.8도, 광양읍·해남 산이·영광·신안 지도·구례 30.4도 등 곳곳에서 30도를 넘겼다.
기상청은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유입된 따뜻한 바람, 대체로 맑은 날씨에 햇볕이 공기를 달구면서 철 늦은 더위가 찾아온 것으로 분석했다.
가을의 고온 현상은 벼와 들깨 등 지금 수확 철을 맞은 작물의 후기 생육에는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 다만 김장용 무와 배추, 마늘 등 겨울 채소 파종을 시작했거나 재배에 들어간 농민의 입장에서는 달가운 늦더위가 아니다.
과잉 생육이나 생산량 증가는 작물의 값어치를 떨어뜨려 수확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적정 수준 이상의 온도는 세균을 확산시켜 짓무름 등 병충해 발병률 또한 높인다.
전남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기온이 떨어져야 할 시기인데 따뜻함을 넘어 더운 날씨가 이어져 병해충이 창궐할 여건이 갖춰졌다"고 우려했다.
그는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시월 날씨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다"며 "향후 기온 변화와 겨울 채소 생육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